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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착한 포식자

머니투데이 박건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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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를 방문해 기초연구진흥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를 방문해 기초연구진흥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요즘 과학기술계에서는 "AI(인공지능)가 모든 걸 잡아먹는다"고 한다. 'AI 100조원 투자' 공약을 내건 새 정부에서 AI는 급속도로 과학기술과 동의어가 됐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과제를 수주하려면 일단 AI를 연구 계획에 넣고 봐야 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떠돈다.

사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절박하다. 겨우 수주한 과제로 연구실을 꾸리고 학생 인건비를 지급하며 연구하는 이들로서는 '만일의 만일'이라는 작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열린 한 간담회에서 연구자의 걱정을 들은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AI가 기초과학을 침해할 일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과학자가 느끼는 불안의 뿌리를 생각하면 충분한 답변이 아니다.

우리나라 우수 이공계 인재는 먼저 의대로, 그다음은 공대로 간다. 극히 일부가 기초과학계에 입성하더라도 대학 연구실에는 고급 장비와 행정을 전문적으로 다룰 인력이 없다. 한 교수는 이를 두고 "우리 기초연구계는 교수와 대학원생이 모든 걸 쏟아부어 돌리는 노동집약적 환경"이라고 했다. 지난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과정에서는 개인 연구자를 지원하던 기초과제부터 순식간에 사라졌다. 과제들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대형화되거나 국제 공동연구로 바뀌었고 그나마 남은 과제의 경쟁률은 자연스럽게 치솟았다. 그런데 올해는 'AI 광풍'이 분다. 과학자의 선택지에는 무엇이 남아있는가.

정부는 내년도 기초연구를 100%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기초과학계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가 있다. 'AI 쏠림 우려'에 대한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기초과학계는 인력 부족을, 그나마 있는 인력도 지키기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하는데 정부는 4대 과학기술원에 학사 과정부터 AI를 가르치는 'AI 단과대'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AI에 밀려 기초과학이 외면당할까 걱정하는데 "AI를 기초과학에 활용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AI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과학자는 없지만 잡아먹힐 것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AI가 기초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청사진은 그저 '착한 포식자'의 위로일 뿐이다. 기초과학계에 AI의 필요성을 거듭 설득하는 대신, 이들이 느끼는 불안의 뿌리를 이해하려 노력할 때다.

박건희 정보미디어과학부 /사진=박건희

박건희 정보미디어과학부 /사진=박건희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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