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한화가 트레이드 했구나…우승 없는 우승청부사? KBO 2586안타의 경험이 위기의 독수리 군단을 살렸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최고의 화제를 뿌린 '거래'는 역시 한화와 NC의 트레이드였다.

한화는 KBO 리그 역대 통산 최다안타 1위에 빛나는 '검객' 손아섭(37)을 데려오기 위해 NC에 현금 3억원과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건네야 했다.

한화는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선두 자리도 노릴 수 있는 입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했고 NC 역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미래도 내다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침 손아섭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고 C등급이 유력한 상황이라 만일의 이적 역시 대비해야 했다.

옆구리 부상이 있었던 손아섭은 지난 7일 대전 KT전에서야 대타로 나서면서 한화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수 있었다. 현재까지 손아섭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남긴 성적은 4경기 타율 .250(12타수 3안타) 3타점. 크게 두드러지는 결과는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난 기록만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한화의 지난 주말 상대는 다름 아닌 LG였다. 양팀의 맞대결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양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후반기에 엄청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선두 LG는 그 누구도 꺾기 어려운 상대였다. 또한 한화는 이미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한화는 8~9일 LG를 상대로 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자칫 잘못하면 3연전을 모두 내줄 수도 있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한화에겐 손아섭이 있었다. 한화는 3회초 1사 2,3루 찬스를 마련했고 손아섭은 2루수 땅볼을 때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5회초 1사 2루 찬스에서도 빛났다. 손아섭은 3연속 파울 타구를 만들면서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결국 우전 적시 2루타를 작렬, 팀에 2-0 리드를 안기는데 성공했다.

양팀이 2-2로 맞선 7회초 공격에서도 손아섭이 없었다면 한화가 앞서 나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무사 1루에서 타석을 맞은 손아섭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획득했고 이는 한화의 득점권 찬스로 이어졌다.

루이스 리베라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2 리드를 가져간 한화는 문현빈의 땅볼을 잡은 1루수 천성호가 홈플레이트를 향해 대쉬하던 손아섭을 향해 송구했는데 아웃 타이밍이었으나 이때 손아섭이 기지를 발휘했다.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는 동작을 취하면서 세이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기에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1점의 의미가 큰 경기였던 만큼 손아섭의 집중력은 잠자던 한화를 깨우는 '특효약'이 됐다. 결국 한화는 5-4로 승리하고 스윕패를 모면, 1위 LG와의 격차를 다시 2경기차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만약 손아섭이 없었다면 한화는 3연전을 모두 패하는 최악의 결과와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베테랑이 가진 힘은 때로는 위기에 봉착한 팀을 구하기도 한다. 손아섭은 KBO 리그에서만 통산 2586안타를 터뜨리면서 엄청난 경험치를 축적한 선수다. 한화가 '우승 청부사'로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는 손아섭을 낙점한 것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지만 손아섭이 한화 합류 이후에 보여준 모습은 왜 한화가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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