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 중요 업적 남긴 여성 20명 선정하는 '아메리칸 위민 쿼터 프로그램' 19번째 주인공
주한미군 父·한국인 母 사이 태어나 선천성 근이영양증 앓아…휠체어 타고 장애인 인권운동
미국 조폐국이 오는 12일 장애인 인권운동가인 한국계 미국인 스테이시 박 밀번이 새겨진 25센트 기념주화를 발행한다. (출처=미국 조폐국) 2025.8.10./뉴스1 |
미국 동전에 처음으로 한국계 인권운동가의 모습이 새겨진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미국 조폐국은 오는 12일 한국계 미국인이자 장애인 인권운동가였던 스테이시 박 밀번(1987~2020, 한국명: 박지혜)이 새겨진 25센트 동전(쿼터)을 발행한다. 발행량은 약 3억~7억개가 될 예정이다.
이번 동전 발행은 미국 조폐국이 2022~2025년 진행하는 기념주화 시리즈인 '아메리칸 위민 쿼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미국 역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여성 20명을 기리며, 밀번은 19번째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밀번은 1987년 서울 용산기지에서 복무하던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았다. 밀번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0대 때부터 장애인 인권 운동을 시작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독립생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 시절엔 상원의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톰 하킨 의원의 장애인 정책보좌관 밑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특히 2014년 당시 오바마 행정부 직속 기관인 지적장애인위원회에서 장애인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밀번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장애인, 노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마스크와 코로나 키트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신장암 수술 후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밀번이 새겨진 '밀번 쿼터' 앞면에는 다른 동전과 동일한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초상이 새겨진다. 다만 뒷면에는 전동 휠체어에 앉아 청중에게 연설하는 밀번의 모습이 부조로 새겨졌다. 동전 주변에는 밀번의 이름과 함께 '다수로부터 하나'(E PLURIBUS UNUM)와 '장애인 정의'(DISABILITY JUSTICE) 등의 문구가 적혔다.
미국 조폐국은 "밀번이 한 손을 기관절개 부근에 두고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디어 교환과 연대를 상징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번은 지도자이자 비전가였으며, 문제 해결사이자 열정적이고도 따뜻한 장애 정의 운동가였다"라며 "젊음과 사명감, 헌신으로 불타올랐던 그는 장애의 정의와 교차성의 개척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 힘을 북돋우고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밀번 쿼터는 오는 13일 미국역사국립박물관에서 미국장애인협회(AAPD)의 후원하에 밀번의 삶과 유산을 기리는 행사를 통해 공개된다. 한국 부채춤 공연과 한국 전통의 목기 팔각쟁반에 새 밀번 동전을 쏟아붓는 의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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