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다음 날 임성근과 접촉 정황 포착
'수사기록 회수' 김동혁 검찰단장과도 통화
특검팀, 이종섭 대사 '졸속 임명' 진술 확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및 수사 외압 동기를 규명할 핵심 고리인 '임성근 구명 로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국민의힘 용인병 당협위원장)가 사건 핵심 인물들과 긴밀히 접촉한 정황을 파악했다. 고 변호사가 수사 외압 동기 규명의 '키맨'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명현 특검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발생 직후인 2023년 7, 8월 고 변호사의 통신기록을 확보했다. 고 변호사는 '개신교계 구명 로비'의 중간 고리로 지목된 바 있다. 특검이 확보한 고 변호사 통화 기록에서는 2023년 8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내역이 확인됐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구명 로비 대상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그의 사촌인 박철완 검사도 인근 지역에서 통화했다. 이날은 수사 외압 의혹의 진원지로 꼽히는 'VIP 격노 회의' 다음 날로, 특검팀은 고 변호사가 임 전 사단장과 만났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같은 시간대 박 검사와 고 변호사의 통화 기지국이 인근에 있다는 게 어떻게 저와 고 변호사가 만났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며 "지금까지 저나 박 검사가 고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사기록 회수' 김동혁 검찰단장과도 통화
특검팀, 이종섭 대사 '졸속 임명' 진술 확보
고석 국민의힘 용인병 당협위원장(맨 오른쪽)이 5월 26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에서 손을 머리 위로 들어 박수를 치고 있다. 용인=정다빈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및 수사 외압 동기를 규명할 핵심 고리인 '임성근 구명 로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국민의힘 용인병 당협위원장)가 사건 핵심 인물들과 긴밀히 접촉한 정황을 파악했다. 고 변호사가 수사 외압 동기 규명의 '키맨'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명현 특검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발생 직후인 2023년 7, 8월 고 변호사의 통신기록을 확보했다. 고 변호사는 '개신교계 구명 로비'의 중간 고리로 지목된 바 있다. 특검이 확보한 고 변호사 통화 기록에서는 2023년 8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내역이 확인됐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구명 로비 대상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그의 사촌인 박철완 검사도 인근 지역에서 통화했다. 이날은 수사 외압 의혹의 진원지로 꼽히는 'VIP 격노 회의' 다음 날로, 특검팀은 고 변호사가 임 전 사단장과 만났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같은 시간대 박 검사와 고 변호사의 통화 기지국이 인근에 있다는 게 어떻게 저와 고 변호사가 만났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며 "지금까지 저나 박 검사가 고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 변호사가 사건 핵심 인물과 접촉한 정황은 또 있다. 특검팀이 확보한 통신기록에 따르면, 고 변호사는 2023년 8월 13, 14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통화했다. 이 시기 국방부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던 초동 수사 기록을 회수해 재검토 중이었다. 조사본부는 초동 수사 결론과 마찬가지로 임 전 사단장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으나, 군 검찰단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변호사는 2023년 8월 3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고, 같은 해 7월 26일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접촉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육사 39기 출신의 고 변호사는 군 재직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2008년 육사 39기 동기생 중 첫 준장 진급자가 됐을 때 대전지검 논산지청장으로 있던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축하를 전한 일화도 알려져 있다. 특검팀은 고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구명 로비 통로가 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 과정 졸속" 진술도 확보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024년 3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뉴스1 |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진 정황도 속속 파악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외교부 실무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의 자격 심사가 서면으로만 진행됐고 이미 적격이라고 적힌 서류에 위원들이 서명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공관장 자격 심사가 정상적인 검증 절차를 생략한 채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다는 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온 셈이다. 특검팀은 대사 임명 관련 검증과 심사, 출국금지 해제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외압이나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