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주진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3사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8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KT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AI 기반의 보이스피싱 예방대책을 협의했다. 이번 논의는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강화를 위해 민간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과기정통부는 공익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데이터 활용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통신 3사는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의 정밀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이 같은 협력은 사고 발생 후 피해 구제보다 사전 예방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근거했다.
과거 휴대전화 개통 시 본인확인 절차 강화, 해외 로밍발신 안내문자 도입, 동일명의 다회선 가입 제한 기간 확대 등 대책을 도입했음에도, 보이스피싱 수법이 더욱 정교·지능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단순한 대책을 넘어, 범죄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예방 체계를 새로이 구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통신업계와 보이스피싱 대응책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8.8 |
KT에서는 지난해 10월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지정에 따라 '실시간 통화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지난 7월 30일 정식 도입했다. 국과수의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내역 데이터까지 바탕으로 탐지 성공률을 제고하고 있으며, 올해 95% 이상의 피싱 탐지와 약 2,000억 원 규모의 피해 예방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경찰 신고 피싱 전화번호의 발신·수신을 자동 차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AI로 합성한 가짜 음성인 이른바 '딥보이스' 탐지 서비스도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익시오(ixi-O)' 앱을 통해 실시간 보이스피싱 경고 알림을 제공했으며, 6월에는 전국 1,800여 매장을 보안 전문 매장으로 전환해 스미싱 등 위협에 대한 맞춤형 상담 및 보안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정부기관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음성정보를 서비스에 적용하도록 ICT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동통신 3사는 PASS, 후후, 에이닷, 익시오 등 보이스피싱 탐지 앱 설치 권장과 예방 캠페인 합동 실시도 결정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통화 데이터를 성문 분석에 쓰는 KT·국과수의 AI 탐지 서비스 개발에 한해 안전조치를 조건으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앞으로도 통화 내용 등 양질의 데이터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의 적극 해석과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디지털 기술로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를 지원하고, 범죄 데이터의 비식별화로 민간 업체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추후 AI를 이용한 범죄 분석 역량도 더욱 키울 예정이다.
배경훈 장관은 "디지털 범죄에 맞서는 강력한 방패로 AI가 작동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보이스피싱 근절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동통신사에 "지속적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시민들이 관련 서비스를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꾸준한 홍보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또 "AI 기반 보이스피싱 방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공유·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이용의 장애요소 해소를 위해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연합뉴스
<저작권자 Copyright ⓒ MHN / 엠에이치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