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백악관에서 열린 '퍼플 하트 훈장' 수훈자 초청 행사에서 샘 브라운(오른쪽) 차관이 케빈 젠슨과 포옹을 하고 있다. 젠슨은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험비 차량이 폭발물 공격을 받아 전신 화상을 입은 상관 브라운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군인의 희생과 헌신, 전우애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종종 언급된다. /UPI 연합뉴스 |
“모두 소대장이 죽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케빈이 불길에 휩싸인 샘에게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고는 ‘제가 소대장님을 지키겠습니다(I’ve got you, Sir)’라고 외쳤죠. 두 사람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7일 미국 백악관에서 퍼플 하트(작전 중 부상자에게 주는 훈장) 수훈자 격려 행사를 주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자 두 사람이 일어나 뜨겁게 포옹했다. 주인공은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극적으로 돌아온 샘 브라운과 케빈 젠슨. 좌중에서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도 감동한 듯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 200일을 맞은 트럼프는 이들을 포함한 수훈자 100명을 초청해 격려하고, 8월 7일을 ‘퍼플 하트 훈장의 날’로 선포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1782년 제정된 퍼플 하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훈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열린 '퍼플 하트 훈장' 수여자 초청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브라운과 젠슨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전우애와 헌신의 귀감으로 통한다. 당시 대위였던 브라운과 그의 소대원이었던 젠슨은 험비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급조 폭발물 공격을 받았다. 불길에 휩싸인 브라운이 절박하게 구조를 요청하자 젠슨이 달려가 모래를 뿌려 불길을 잡고 소대장의 목숨을 구했다. 브라운은 훗날 “소대장님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젠슨의 목소리를 들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회고했다. 그날을 ‘생존의 날(Alive Day)’이라고 불렀고, 같은 제목의 자서전도 펴냈다.
브라운은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의 30%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텍사스주 육군 병원에서 회복하던 중 병원 영양사로 일하던 배우자를 만나 세 자녀를 뒀다. 텍사스 주지사와 네바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등에 도전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이후 군 경력을 살려 트럼프 행정부 보훈부의 기념 사업 담당 차관에 취임했다. 지난 1일 더그 콜린스 보훈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브라운은 “이 위대한 나라를 위해, 부름에 응한 모든 참전 용사들을 위해 다시 한번 손을 든다”고 했다. 그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내가 전장에서 들었던 ‘당신을 지키겠다’는 메시지가 곧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보훈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라고 했다.
백악관 행사가 끝난 뒤 브라운은 젠슨과 포옹한 사진을 X에 공유하며 “그가 없었다면 나는 오늘 여기 있지 못했을 것이다. 고맙고 사랑한다, 형제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트럼프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은 이들은 총탄을 맞고 폭탄을 무릅쓰며 전장에서 피를 흘렸다. 우리는 그들이 한 일을 결코 잊지 않고 용기와 강인함의 모범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브라운과 젠슨의 사연에 대해 “영웅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샘 브라운(오른쪽) 보훈부 차관이 지난 1일 더그 콜린스 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가운데 있는 사람은 브라운의 배우자 에이미다. /X(옛 트위터) |
1일 샘 브라운 보훈부 차관의 취임 선서에 참석한 브라운의 가족 사진. /X(옛 트위터) |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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