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한때 2인자 소리까지 들었지만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권력 핵심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래도 김정은의 현지 지도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고, 대남 대미 담화를 발표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에 김여정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모습이 포착이 돼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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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을 맞아서 조국해방전쟁 열사묘를 찾았습니다.
북한은 6.25 전쟁의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미국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날이라는 의미로 '전승절'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날을 기념해서 전사자 묘역을 찾은 겁니다.
이날 참배에는 전쟁 노병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전승세대의 불멸의 공적을 뜨겁게 회억하시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셨습니다.]
이날 참배에는 95살의 최영림 전 총리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최영림 전 총리는 최선희 외무상의 수양아버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 전 총리가 오랜만에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내자, 고위 간부들이 줄을 서서 인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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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도 인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섰는데, 자세히 보시면 조선중앙tv는 김여정 앞사람 모습을 보여준 뒤에 김여정 모습만 빼고 김여정 뒷사람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편집이 부자연스러운데도 불구하고 김여정이 악수하며 인사하는 장면만 뺀 건데요.
의도적인 삭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대목입니다.
사실 김여정은 요즘은 김주애의 우위를 인정하고 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빠인 김정은이 다음 권력은 여동생이 아니라 자녀에게 간다는 걸 확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김여정도 이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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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수 기념식에서, 김여정이 조카인 김주애를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된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요.
김여정이 최근에도 김정은의 현지 지도를 자주 따라다니고는 있습니다만, 김정은 부녀와는 멀리 떨어져서 외곽에서 조용히 수행하는 것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걸로 볼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김주애와 김여정의 위상 정리는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텔레비전이 왜 김여정의 악수 장면만 삭제를 했을까요?
여기서 조선중앙TV가 당국의 검열을 받고 방송하는 매체라는 걸 주목해 봐야 됩니다.
즉 다시 말해서 실수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고,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봐야 될 텐데요.
김여정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북한 권력층 내에 여전히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김여정을 김주애의 잠재적인 권력 경쟁자로 보고 김여정을 견제하려는 시각이 북한 권력층 내에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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