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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도 손 못 대면서, 보건의료 전체 직역 갈등 조정하겠다고?"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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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지난 4일 제427회 국회 본회의에서 '보건의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하면서, 보건의료인력 간 업무 범위 갈등을 공식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에 대한 법적 설치 근거가 마련됐다.

상당수 보건의료 직역이 해당 위원회 구성에 긍정적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실효성이 없다며 비판적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직역 간 협업 구조를 만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의사 없이 진료, 검사, 처방 등이 가능한 구조를 제도화하려는 수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은 보건의료인력의 업무 범위와 업무 조정, 협업과 업무 분담 등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법안에 따르면 업무조정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며 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단체 의료기관 단체가 추천하는 사람 노동자‧시민‧소비자 단체 공무원 면허‧자격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 총 50명 이상 10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복지부는 업무조정위원회를 통해 보건의료인력 직역간 업무범위 결정의 투명성, 전문성을 제고하고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맞는 탄력적인 협업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당수 보건의료 직역 단체들은 업무조정위원회 구성에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PA 제도화 및 간호사의 역할 명확화를 위해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지역 돌봄과 요양병원 등에서 간호조무사가 이미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구조로서 위원회를 지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만성질환 관리, 복약지도, 예방접종 참여 등에서 약사의 기능을 제도화하는 방안으로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대한임상병리사협회와 물리치료사협회 등도 간호사와의 업무 중복 문제를 조정할 공식 창구로서 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의협은 업무조정위원회 설치는 무면허 의료를 합법화하려는 시도라는 입장이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지난 6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의사를 배제하고 보건의료인력의 업무조정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의료행위를 비의료인에게 넘기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의료의 본질을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추진 방향은 결국 의사 없이도 의료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라며 "면허체계를 흔들며 의사가 수행하던 진료 영역을 다른 직역으로 넘기고, 이를 제도적으로 정당화하려는 것이 업무조정위원회의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업무조정위원회 구성도 문제 삼았다.


김 대변인은 "위원회에 의사가 일부 형식적으로 참여한다고 해서 의료계 입장이 반영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위원회 구조 자체가 처음부터 의사를 배제한 채 논의가 설계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50명 이상 100명 이하가 위원회에 참여하는 만큼 당사자 간 주장이 강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다. 공론화위원회처럼 합의를 거친다 해도 이해관계자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위원회가 결정했다고 해서 모두가 그 결과를 따르는 구조도 아니고, 결정 내용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에 전문가, 비전문가, 추천 인사 등이 포함되는데, 추천 인사가 누구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기구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면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업무란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상황과 판례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영역인데, 이를 위원회 논의로 조정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이상적이고 순진한 접근"이라고 했다.

업무조정위원회가 직역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내부 논의 과정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문제들이 표면 위로 드러나면서 직역 간 갈등이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의료 관련 기본법상 약사와 의사 사이에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많지 않고, 결국 간호사 등 타 직역의 업무 조정 논의가 주를 이룰 것"이라며 "PA의 업무범위나 교육 문제조차 몇 달 동안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에서 더 복잡한 문제를 위원회를 통해 풀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위원회를 구성해 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해 보일 수 있지만, 세상의 일이 모두 이론대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법안은 매우 이상적인 구상에 가깝고,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실효성은 매우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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