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관성이 없으니 명분도 마땅치 않다. 말이 꼬일 수밖에. ‘금투세 시즌2′ 아니냐."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세제 개편안이 국정 동력 악재로 부상했다. 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세 부과 기준(50억원)을 전임 윤석열 정부 이전(10억원)으로 되돌리는 안이 불씨가 됐다. 세금을 내는 ‘대주주’ 기준을 확대해 세수 부족을 메꾼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내증시 활성화를 공언한 정부가 오히려 과세 대상을 넓혀 ‘큰 손’의 급매도를 부추길 거란 투자자 우려를 키웠다. 시장 왜곡 여부의 진의를 떠나, 정책 일관성 부재로 직결되는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금투세 폐지·상속세 완화·가상자산 과세 유예로 중도 표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 상황이 됐다. 세금 이슈가 정권 신뢰를 흔들만한 변수가 됐다는 뜻이다. 당에선 이번 사태의 시작을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보는 의견이 많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진보진영의 가치를 유지하되, 과세 체계를 합리화 하는 식으로 일관성을 지켰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용 표를 좇아 세금을 폐지했다가 세수 기반도, 여타 과세 명분도 잃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세제 개편안이 국정 동력 악재로 부상했다. 주식 차익에 대한 양도세 부과 기준(50억원)을 전임 윤석열 정부 이전(10억원)으로 되돌리는 안이 불씨가 됐다. 세금을 내는 ‘대주주’ 기준을 확대해 세수 부족을 메꾼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내증시 활성화를 공언한 정부가 오히려 과세 대상을 넓혀 ‘큰 손’의 급매도를 부추길 거란 투자자 우려를 키웠다. 시장 왜곡 여부의 진의를 떠나, 정책 일관성 부재로 직결되는 문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금투세 폐지·상속세 완화·가상자산 과세 유예로 중도 표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 상황이 됐다. 세금 이슈가 정권 신뢰를 흔들만한 변수가 됐다는 뜻이다. 당에선 이번 사태의 시작을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보는 의견이 많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진보진영의 가치를 유지하되, 과세 체계를 합리화 하는 식으로 일관성을 지켰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용 표를 좇아 세금을 폐지했다가 세수 기반도, 여타 과세 명분도 잃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대주주’란 표현부터 잘못됐고, 접근 방식도 매우 서툴렀다”라고 했다. 그는 “양도세 감면 기준을 낮춘다는 게 정확한 것인데, ‘대주주’라고 표현하니 주식 투자자들이 ‘내가 왜 대주주냐’라고 나오는 것”이라면서 “조세소위에서 좀 더 이성적으로 논의를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사견 표명 자제령’을 내렸지만, 이처럼 여권 내 이견은 커지고 있다. 개별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도 극심해졌다. 여기에 대통령실의 입장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브리핑에서 “주식시장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데 있어서 하루이틀의 주가 변동 폭으로만 정책을 다시 고려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했다.
◇보완책 마련 닷새만에 금투세 폐지… “철학 부재”
세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복수의 관계자는 “시비를 떠나 원칙도 일관성도 없는 것이 결국 금투세 때와 똑같다”라고 했다. 그는 “금투세를 도입했다면 ‘조세정의’라는 가치와 ‘세수확보’라는 실리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일관성 측면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도 넓히되 ‘고배당 유인책’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했으면 된다. 시장이 반대하더라도 철학이 일관돼서 설득할 명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금투세를 폐지한 건 지난해 11월 4일이다.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결단해 당론을 뒤집은 결정이었다. 금투세 시행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2년 만이었다. 민주당은 그 닷새 전까지 ‘보완 시행’을 골자로 한 법 개정안까지 마련했다. 이 대통령 지시로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만든 법안이었다. 복잡한 과세 체계를 조정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로 해외 주식을 직접 살 수 있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투자자 비판이 거세지자 닷새 만에 이런 철학을 뒤집은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던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18차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찬성을 누르고 있다. /뉴스1 |
진보진영에선 당대표 대권을 위해 당 정체성과 정책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말이 나왔다. 정의당은 물론, 참여연대·민주노총·민변 등도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갈팡질팡 행보가 결국 부자감세 동조로 귀결됐다”면서 “조세정의와 ‘원칙과 가치’로부터 생명력을 얻는 정치 신뢰도 끝났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원칙과 가치를 져버렸다는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라고 했었다.
기재위 또다른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를 비롯해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인세 최고세율 원복(24%→25%) 간 정책 기조가 충돌한다면서 “코스피 5000이란 성과는 급하고, 나라 곳간은 비어가니 돈은 걷어야겠고, 대통령실도 설명이 꼬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수가 모자라 법인세를 높이고 과세 대상도 넓히면서, 배당 수익으로 고액을 받는 이들의 세금은 깎아준다는 지점을 꼬집은 것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올릴 때 결사 반대하던 게 민주당”이라며 “이제 와서 10억으로 되돌리면 시장이 무너질 듯 포비아를 조장하는 것부터 철학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마찬가지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해 말까지 “주식 배당 수익 과세를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세율도 낮춰주는 건 초부자 감세 결정판”이라며 지도부 차원의 수용 불가 입장을 냈었다.
◇“정책 일관성 없으니 대중 설득력 없어”
이번 세법 개정안이 문제가 된 지점도 유사하다. 이 대통령은 주식 시장을 활성화 해 기존 부동산 시장에 쏠린 투자 자금을 다변화 하겠다고 했다. ‘코스피 5000 시대′ ‘강력한 상법 개정’ 등의 대선 공약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배당 성향을 높일 유인책으로 분리과세도 추진했다. 반면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강화에 대해선 “원상복구”란 입장 외에 시장을 설득할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주식시장 흐름과 소비자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논의들을 경청하겠다”고만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일관성이란 관점에서 정책 기조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 없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윤 실장은 “정책이라는 게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 갈 수 있고 충돌할 수도 있지만, 우선순위와 일관된 방향이 있어야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 “상법 개정도 기업은 반대했지만 ‘개미 권익 보호’라는 명분과 일관성이 있어 추진할 수 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주주 기준 강화는) 부동산 말고 주식으로 가라는 그간의 대원칙과 맞지 않는데, 그러면 일관성 측면에서 흐트러진다”면서 “‘세법 개정안 때문에 주식 떨어진 것 아니다’라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정책 우선순위를 세운 뒤 설득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wisdo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