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하와이 관광청 |
여름휴가 목적지로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관광지를 계획하고 있다면 호텔 숙박료 외에도 추가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영국 BBC는 ‘왜 당신의 휴가가 갈수록 비싸지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휴가에 쓰는 돈이 예상보다 더 들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관광지가 호텔 숙박, 국립공원 및 기타 보호 지역 입장료 등에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4일 BBC의 '왜 당신의 휴가가 갈수록 비싸지는가' 제목의 기사. /BBC |
올해 5월 하와이는 미국 최초로 기후 위기와 관련된 관광세를 도입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 ‘그린 피(Green Fee)’로 이름 붙여진 이 세금은 기존 숙박료에 추가로 0.75%를 부과한다. 하와이 주지사는 “새로운 세금은 1000만명의 관광객이 섬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이며 자연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세금은 2026년부터 산불 복구, 산호초 복원 및 기후 변화를 위한 정책들에 연간 1억 달러(약 1388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토리니 전경. /뉴스1 |
‘기후 세금’을 도입한 건 하와이만이 아니다. 작년 1월 그리스는 숙박세 대신 기후 위기 대응비를 도입했다. 여행객들은 호텔 등급과 계절에 따라 1박에 0.5~10유로(약 800~1만6000원)를 지불한다. 산토리니 같은 인기 섬에서는 성수기에 인당 최대 20유로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몰디브. /조선일보DB |
인도네시아 발리 역시 작년부터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의 환경 보호 목적 수수료를 도입했다. 몰디브는 2015년부터 ‘기후 세금’을 부과해 왔는데, 올해 1월부터는 금액을 두 배로 인상해 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는 현재 1인당 1박에 12달러(약 1만7000원)를 내야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2019년 처음 도입된 ‘해외 방문객 부과금’이 2024년에는 100뉴질랜드 달러(약 8만원)로, 3배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후 세금’이 얼마나 잘 관리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관광학과 교수 레이철 도즈 박사는 “기후 세금이 지속 가능성이나 기후 변화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실제 목적에 사용되도록 보장하는 투명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몰디브는 월간 ‘그린펀드’ 보고서를 공개해 세금 수입이 해안 보호, 폐기물 처리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뉴질랜드는 연간 성과 보고서를 통해 기후 세금이 폭풍으로 손상된 산책로 재개발과 유지 보수 등에 사용된 현황을 보여준다. 하와이 역시 새로운 세금의 사용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금 출처를 상세히 설명한 60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행객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부킹닷컴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여행자의 75%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여행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71%는 ‘방문한 관광지를 더 나은 모습으로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의 2023년 조사에서는 관광객의 80%가 ‘지속 가능한 여행 옵션에 최소 10%를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