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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비명에···상가 경매도 '찬밥 신세'

서울경제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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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낙찰가율 8년來 최저
경기·인천 낙찰률도 10%대
14억 마곡 상가, 2억에 낙찰
청라·하남 등선 유찰 릴레이
치솟는 공실률에 수익 하락
'빚 못갚아' 신규 경매는 쌓여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상가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온라인 쇼핑 확대에 임차 수요마저 줄면서 ‘반값 낙찰’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신규 경매 물건은 쌓이면서 낙찰가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60.1%를 기록했다. 이는 매년 7월 기준 2017년(47.7%)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낙찰률도 21.2%로 6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수도권 외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같은 달 경기와 인천 지역의 상가 낙찰률은 각각 16.7%, 18.6%로 집계됐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 중 주인을 찾는 상가가 열 건 중 두 건도 안 된다는 얘기다. 낙찰가율 역시 40~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프라인 상권 침체에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자 경매 지표도 덩달아 악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규 경매 신청 역시 증가 추세여서 낙찰률과 낙찰가율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아파트 내 58㎡(18평) 규모 상가는 8번 유찰 끝에 지난달 감정가(14억 5000만 원)보다 낮은 2억 4300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7%다.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양재역 바로 앞 오피스텔 내 496㎡(150평) 규모 상가도 같은 달 감정가의 46% 수준인 15억 1550만 원에 겨우 새 주인을 찾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음식점으로 운영되다 작년 말부터 공실 상태”라며 “임차 수요가 없어 결국 매매에 실패하고 경매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청라동 47㎡ (14평) 규모 상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총 8번의 경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또 다시 유찰됐다. 최저입찰가는 감정가(5억 1000만 원)의 8%인 4200만 원까지 내려갔다. 경기 하남시 망월동 54㎡ (16평) 규모 상가도 감정가의 34%인 5억 1450만 원에 지난달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에 실패했다.

경매시장에서 상가가 외면받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임대료 하락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0.1% 하락했다. 1분기(-0.04%)보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도 광화문(-0.37%), 충무로(-0.33%), 신촌·이대(-0.29%) 등 주요 상권의 임대가격지수가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높은 물가와 오프라인 상권 침체에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매년 2분기 기준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3년 8.4%에서 지난해 8.5%, 올해 8.7%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에 개업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외식·서비스·도매업의 개업률(전체 상가 수 대비 개업 수)은 지난해 1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 1.7%로 낮아졌다. 서초구 ‘메이플자이’, 송파구 ‘잠실르엘’,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 등 주요 재건축 조합도 상가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 통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상가 통매각은 개별 분양보다 분양 수익이 낮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미분양 리스크를 덜 수 있다. 국내 단일 아파트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상가 입점률도 아직 50%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신규 경매 물건은 쌓이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6월 수도권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1월(1426건)보다 약 79%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2364건)과 비교해서도 8% 많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은행 등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뜻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아파트 신규 경매신청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에 경매로 넘어온 상가 물건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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