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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조끼 없어서 얼음팩 두르고 청소...교육청, 무늬만 ‘폭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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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대 진리관에서 청소노동자 들이 깡통과 종이 등 교내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전주/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대 진리관에서 청소노동자 들이 깡통과 종이 등 교내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전주/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고용노동부의 폭염 안전 5대 기본수칙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여름철 폭염 대비 시설미화원 근무 환경 개선 등에 관한 협조’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무늬만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도 ㄴ중학교 시설미화원 박인숙(가명·65)씨는 “제발 ‘권고’라는 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학교에 보내는 공문에서 폭염 대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달라”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이 해마다 반복되는 구조화된 재난이 된 만큼, 교육청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냉각 조끼 등 개인 보랭 장구 지급은 학교 기본운영비 안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하게 돼 있어 논란이 크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기본 장비인데도 학교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라 ‘운이 좋아야 받는 물품’이 돼버렸다. 한겨레가 지난달 23일 만난 4명의 학교 시설미화원 중 학교에서 냉각 조끼를 받은 사람은 1명뿐이었다. 1명은 연간 지급되는 피복비로 직접 구매했고, 나머지 2명은 아직 조끼 없이 폭염을 견디고 있었다.



경기도 ㄷ중학교에서 일하는 이하진(가명·51)씨는 학교에서 냉각 조끼를 지급해주길 기다렸지만, 폭염을 견딜 수 없어 연간 20만원 남짓 지급되는 피복비로 구매했다. 이씨는 “비교적 저렴한 목에 거는 얼음 팩이나 쿨 토시는 학교에서 지급을 해주지만, 이걸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화원들이 가장 바라는 장비가 냉각 조끼인데 대부분 1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피복비로는 봄·여름·가을·겨울 작업복에 작업화까지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다 써버리면 겨울엔 그냥 개인 옷 입고 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학교에 따라 피복비는 5만원부터 30만원까지 들쑥날쑥해 기본 장비를 갖추는 것조차 학교 재량과 개인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개인별로 요구 사항도 다른데다 예산 사용 경직성을 막기 위해 따로 칸막이를 두지 않고 학교 기본운영비 안에서 폭염 대응을 하라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민정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국장은 “실질적 지원 기준과 예산 체계 없이는 노동자들이 폭염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현실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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