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로 뒤진 3회 이닝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나선 이정후는 상대 선발 프랭키 몬타스의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후반기 들어 패스트볼 대처가 한결 나아지고 있는 이정후의 올라오는 타격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이정후는 도루를 시도했고, 상대 포수의 송구가 빠지는 사이 3루까지 달렸다. 여기서 패트릭 베일리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며 이정후가 홈을 밟았다. 샌프란시스코가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중전 안타를 치면서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시즌 7번째 3안타 경기를 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끈질기게 버틴 끝에 콘택트를 해냈고, 집념으로 만들어 낸 안타였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경력에서는 아직 4안타 경기가 없었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통 좋은 공을 안 주는 바람에 볼넷에 만족해야 했지만, 동료들이 활발하게 공격해 9회 한 번 더 찬스가 돌아왔고 이번에는 상대 포수 루이스 토렌스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개인 첫 4안타 경기의 감격을 맛봤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4안타 포함 5출루 이상 경기를 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 야수로 뽑히는 추신수가 두 차례 달성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이었던 2009년 7월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4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고, 2012년 6월 30일 볼티모어전에서는 홈런 포함 4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다시 4안타 포함 5출루를 달성했다.
이 기록은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올 시즌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이 지난 5월 31일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모처럼 달성했다. 당시 김혜성은 홈런 하나와 2루타 하나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으로 메이저리그 첫 5출루 경기를 했다. 그리고 이정후가 이날 4타수 4안타 1볼넷 1도루로 한 번 더 사례를 만들었다.
성적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정후는 6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타율 0.143, 출루율 0.277, OPS(출루율+장타율) 0.551에 그치며 개인 경력에서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그러나 7월 21경기에서는 타율 0.278, 출루율 0.341, OPS 0.733으로 어느 정도 반등한 채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8월 4경기에서는 타율 0.500, 출루율 0.556, OPS 1.369의 호성적으로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 30경기 타율은 0.274, 최근 15경기 타율은 0.310, 출루율은 0.385로 좋은 편이다. 그리고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0.346, 출루율 0.433, 장타율 0.538의 고공 행진이다. 홈런이 오랜 기간 안 나오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타율과 안타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타격감이 계속 이어지면 홈런은 언젠가는 나오게 되어 있다. 전체적인 타격 메커니즘 정비는 시즌이 끝난 뒤 하더라도, 일단 올해 남은 기간 중 실마리를 찾고 시즌을 끝낼 필요가 있다. 이정후의 막판 스퍼트가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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