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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ETN 시장에…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해 달라” 요구

조선비즈 이병철 기자;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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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가 상품 수 1000개를 넘어 고성장하는 사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은 고전하고 있다. 증권 업계는 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기반 신규 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ETN은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ETN이 퇴직연금에 편입되는 상품이 된다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ETN도 ETF처럼 퇴직연금에 편입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수익 구조와 위험성이 비슷한 ETF와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도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ETN의 퇴직연금 상품 편입에 대한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ETN 시장 부진과 함께 정부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지금이 규제 개선 적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178조6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ETN 시장 침체를 벗어날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 구조가 비슷한 ETF와 달리 ETN이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되지 못한 이유는 ETN이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최대 손실률이 40%를 넘는 파생결합증권은 퇴직연금 상품으로 편입할 수 없다. 하지만 증권사의 신용 위험을 제외하면 ETN의 수익 구조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규제를 개선해 달라는 것이 증권계의 요구다.

ETF와 ETN은 모두 기초 자산을 바탕으로 수익률을 연동한 상품이다. 다만 발행 주체가 다르다. ETF 자산운용사에서, ETN은 증권사에서 발행한다. 이 때문에 신용 위험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별도의 신탁 기관에 자산을 보관해 신용 위험이 없으나, ETN은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되는 만큼 발행사의 부도에 따른 신용 위험이 있다.


신용 위험을 제외하면 두 상품 간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투자자 관심에서 온도차는 심하다. ETF는 지난달 기준 상품 수가 1000개를 넘어서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ETN은 상품 수가 390개 수준에 불과하다. 신규 상품 출시가 감소하는 동시에 조기청산과 상장폐지 사례가 나오면서 지난해 412개였던 상품 수가 지난 6월 기준 381개로 감소하는 역성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ETN 상품은 부도 위험이 없는 대형 증권사 위주로 발행되고 있어 사실상 ETF와 손실 위험성 차이는 없다”며 “ETN은 ETN보다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되면 수익률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으나, ETN 상품 편입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한 대형 증권사의 ETN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ETN의 퇴직연금 상품 편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답변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조직 개편에 착수하면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상품의 퇴직연금 진입 관련해서는 새롭게 논의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ETN으로 퇴직연금을 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은 과거 손실률을 줄인 ‘손실제한형 ETN’을 출시하며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만 이 상품은 ETN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어려워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진다.

퇴직연금 상품 중 ETN은 미래에셋증권의 금 현물 기반 ETN 1개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3년 손실제한형 ETN을 퇴직연금 상품에 추가했으나, 거래량이 부진해 한 달 만에 거래가 중지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손실제한형 ETN은 규정상 이름을 복잡하게 지어야 하고, 종목명에서 손실제한형이라는 정보를 알 수도 없다”며 “투자자가 제대로 읽기조차 어려워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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