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브라질 윤석열?’...사법 무시·지지자 선동 보우소나루 가택연금

한겨레
원문보기
4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에 처해지자 그의 자택 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에 처해지자 그의 자택 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브라질과 미국의 관세 갈등을 악화시킨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사법부의 법적 조처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법원의 명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이어가면서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4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가택연금을 선고했다”며 “이 명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그의 자택 내에서 집행된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부과했던 예방 조치를 그가 준수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의 소셜미디어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연설 동영상을 게시해 대법원으로부터 구금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브라질 법원은 이날 대법원에서 사전에 승인한 사람이나 변호인을 제외하고 외부인 방문도 모두 차단했다고 밝혔다. 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직접 또는 제삼자를 통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지난달 1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한시적으로 외출을 제한하는 가택 연금과 전자발찌 착용,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등 명령이 내려진 데 더해 추가 조처가 취해진 것이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최근 언행이 법원 조치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지 매체 지1(G1)에 따르면 지난 3일 브라질 곳곳에서 열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정부·대법원 규탄 시위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연설 중이었던 그의 아들 중 한 명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 의원과 스피커 폰으로 통화해 시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오후에는 집에서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가 1시간 만에 삭제했다고 지1은 보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왼쪽) 전 브라질 대통령과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 대법관 모습. AF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왼쪽) 전 브라질 대통령과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 대법관 모습. AFP연합뉴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세 아들과 모든 추종자, 지지자들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할 자료를 제작했다”며 “그 내용에는 대법원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내용과 브라질 사법부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쪽은 강하게 반발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변호인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안녕하세요, 코파카바나. 안녕하신가요, 나의 브라질. 모두에게 포옹을 보냅니다. 우리의 자유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합니다’라는 문구는 예방 조치 위반이나 범죄 행위로 해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측근까지 법원 지침을 어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조처도 강해지고 있다. 같은 날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인 마르쿠스 두바우 상원 의원을 상대로 전자발찌 착용과 외출 제한을 명령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이는 두바우 의원이 법원 명령을 어기고 브라질을 출국해 미국에서 열흘간 체류한 것에 대한 조처다. 두바우 의원은 2022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쿠데타 모의 계획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이 내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 명령을 알리는 대형 전광판. 4일(현지시각)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차량 시위를 벌이며 지나가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하려 쿠데타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대법원이 내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 명령을 알리는 대형 전광판. 4일(현지시각)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차량 시위를 벌이며 지나가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하려 쿠데타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재 브라질 수사당국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연방대법원 고유 권한을 훼손하기 위해 외국과 정당하지 못한 협상을 하는 등 적대 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달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 협상을 풀고, 브라질 내 중국 영향력 억제, 브라질 좌파 물리칠 인물은 자신밖에 없다”며 세계 정치에서 자신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문제 삼으며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브라질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대하는 방식은 국제적인 수치”라며 “이 재판은 열리면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쓴 바 있다. 이어 미국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담당하고 있는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그의 측근들에 대해 미국 입국 비자를 취소하는 등의 압박을 이어갔다. 해당 서한에서 예고한 대로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일부터 브라질 수입품에 대해 50%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 내 관련 업계와 내수시장 등에서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브라질산 항공기 부품·석유·오렌지 주스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부연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에스파 닝닝 홍백가합전 불참
    에스파 닝닝 홍백가합전 불참
  2. 2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3. 3전현무 기안84 대상
    전현무 기안84 대상
  4. 4삼성생명 신한은행 경기 결과
    삼성생명 신한은행 경기 결과
  5. 5심현섭 조선의 사랑꾼
    심현섭 조선의 사랑꾼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