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주요 내용/그래픽=김지영 |
노동조합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주식시장 주류인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관련 내용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만큼 자본시장이 민감하게 노란봉투법을 보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파업 등의 쟁의행위 후 지게 되는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고 원청이 하청 노동자도 책임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노동쟁의 범위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시총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조선, 건설, 철강 등 제조업 분야가 특히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제조업은 원청과 하청이 다단계 협력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증권업계가 노란봉투법의 시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각 증권사에서 나오는 관련 리포트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의아해한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의 1차 상법개정안 처리 당시와 다른 분위기다. 상법개정을 제목으로 한 리포트는 6월 이후 수십여 개가 발간됐다.
상법개정안은 경영계는 반대 입장을 냈어도 자본시장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자산 저평가)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반면 노란봉투법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경영계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이다.
한국 증시에서 이른바 '큰손'으로 분류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노란봉투법 시행을 크게 반대하는 것도 국내 자본시장에는 부담이다. 당초 7월 임시국회서의 처리가 예상되자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등 외국인들이 법 개정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상의는 "교섭 상대 노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비판하는 리포트를 발간하는 게 녹록지 않다는 점도 증권사들이 관심은 많지만 리포트를 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 리포트에 대에 정부나 정치권이 부정적 피드백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던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란봉투법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점에서 관련주를 구분할 수 있는 분석이 어느 정도는 시장을 중심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노조와의 갈등이나 하청 협력 구조가 옅은 금융과 통신 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노사 분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바이오와 IT, 방산 업체나, 기업들이 노동법 준수 의무 강화를 위해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장사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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