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메시지를 다음달 이후 발표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5일 보도했다. 메시지가 불필요하다는 당내 반발에 맞서 의지를 드러낸 모습이지만, 발표 형식과 시기 모두 당초 구상보다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NHK는 이시바 총리가 오는 6일과 9일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열리는 평화기념식, 종전기념일인 15일 전국 전몰자 추도식 등 행사에 참석해 평화를 향한 결의를 밝힐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시바 총리 본인도 전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형식은 차치하더라도 기억이 퇴색되는 것을 막고 전쟁을 두 번 다시 일으키지 않기 위해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며 메시지 발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발표 시기와 내용에 대해선 “(종전) 50주년·60주년·70주년 총리 담화를 세부 사항까지 꼼꼼히 읽은 후 판단하고 싶다”며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제기된 종전 메시지 ‘보류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시바 총리의 메시지 발표는 지난달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로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 바 있다. 당내 퇴진론이 거세진 가운데 정권 유지를 위해선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었다. 자민당 내 보수파는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발표한 담화로 충분하며, 새 담화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내 왔다.
다만 메시지는 총리 개인 명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시바 총리는 종전 80주년 담화를 고려했으나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개인 차원의 의견 표명으로 메시지 수준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는 정부 차원의 공식 성명으로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야 발표가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전후 50주년 담화를 발표한 이래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2015년 아베 신조 총리까지 10년 주기로 총리 담화가 발표돼 왔다.
아사히는 이달 15일 종전기념일은 물론 오는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9월2일에도 메시지 발표가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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