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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화폐 개혁 단행···1만 리알→1리알로?[글로벌 왓]

서울경제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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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등으로 초인플레
화폐 가치 하락에 개혁 착수


수년 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이란이 자국 통화 리알화에서 ‘0’을 4개 줄이는 방식의 화폐 개혁을 단행한다. 서방의 제재로 급락한 통화 가치를 방어하고 각종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 경제위원회는 리알화 화폐단위를 변경하는 방안을 3일 승인했다. 새 통화도 기존과 같은 리알의 명칭을 유지하되 새 1리알은 현재의 1만 리알에 해당한다. 리알의 하위 단위로는 키란(Qiran)이 도입되며 ‘100키란=새 1리알’의 기준이 적용된다.

이란이 화폐 단위를 조정하는 건 수년간 누적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FT는 “이란의 통화는 국제 제재로 인해 크게 평가절하됐다”며 “제재는 이란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고립시키고 자국 경제를 질식시켰다”고 진단했다.

실제 2018년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후 리알 가치는 90% 이상 하락했다. 현재 시중에서 미화 1달러가 약 90만 리알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정보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올해 5월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38.7%에 달한다.

이란에서 화폐개혁 논의는 1990년대부터 반복적으로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이행되진 못했다. 이번 개혁안은 2019년 정부가 공식 제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란 최고 헌법 기관인 헌법수호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는 엇갈린다. 찬성론자들은 단위 조정을 통해 회계와 재무 계산이 간소화되고 지폐 인쇄 비용 절감 등을 기대한다. 특히 심도 있는 구조 개혁이 병행될 경우 통화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비관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단순히 화폐 단위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이란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효과적인 인플레이션 통제 정책과 재정 금융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란 경제학자 카므란 나드리는 “0을 삭제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통화정책이 되거나 인플레이션을 잡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며 “단지 회계 목적상의 형식 조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방의 경제 제재가 유지되는 한 이란의 경제 회복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전쟁 중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에 동의하고 협상 기간 중 이란을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제공한다면 협상 재개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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