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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8.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로 자유무역협정(FTA)은 끝났다는 지적에 대해 "여전히 FTA 효과는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미 FTA로 인해 누렸던 0% 관세에서 15%의 상호관세가 붙는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미 관세협상의 결과로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에 서로 0% 관세를 적용해 왔던 한미 FTA가 사실상 끝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김 장관은 "예를들어 라면의 경우 미국은 6.4%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미국과 FTA가 없는) 일본이 라면을 수출할 때 기존 6.4% 관세에 상호관세 15%를 더해 21.4%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라며 "반면 우리는 기존에 0%였기 때문에 (라면 관세가) 15%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폴리프로필렌, 화학연료, 플라스틱 등 다른 품목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부분들에서 여전히 FTA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하나 FTA의 장점이 미국과 각 분야별로 소통 채널이 마련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미국과 협상할 때 소통 채널이 제대로 확보가 안 돼 논의를 못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이슈에 대해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있어 유리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품목관세에 해당하는 자동차 관세는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과 같이 15%를 적용받으면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는 기존에 0%로 2.5%의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 EU보다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이번 협상 결과로 2.5%포인트(p)의 이점은 사라졌다.
진행자가 "미국과 협상이 진행될 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인사들도 미국에 있었는데 혹시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관세 15%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정 회장이) 감사하다는 얘기를 했다"며 "최악은 면한 상황이라고 판단을 했고 적어도 경쟁국들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이 됐기 때문에 나머지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캐치업(따라잡다)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장관은 "2.5%p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연구·개발(R&D)이나 부품업체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제안한 '마스가(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이번 협상의 중요 포인트였다고 김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협상하고 차이가 있다면 굉장히 구체적으로 준비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준비해 왔구나'라고 생각하는 듯한 인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위한 1500억달러는 미국의 조선소 현대화나 군함 정비, 미국 근로자 훈련 등에 쓰일 것"이라며 "이런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펀드가 3500억달러로 결정된 것에 대해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오르락 내리락 했다"며 "최종적으로 결정된 3500억달러는 애초에 우리가 정해 놓은 범위 안에 있던 숫자였다"고 설명했다.
쌀과 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은 없다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1위 국가"라며 "지금도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먹고 있는데 이 이슈가 국민 정서를 자극해서 불매운동이라도 일어나면 미국 입장에서도 손해인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사진을 미국측에 보여준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만남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보통은 우리가 먼저 기다리고 대통령이 나타나는데 캐비닛룸(백악관 국무위원 회의실)에 가니 트럼프 대통령이 앞에 앉아 있더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싫어한다는 설도 들었지만 우리를 보더니 악수뿐만 아니라 포옹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우리를 굉장히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하고 관계를 좋게 가져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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