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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란 자들이 조작해서…” 김용현 변호인단의 불복 전략 [뉴스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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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장 이용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장 이용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특검이란 자들이 조작해서 몰아가는 걸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검사들 모욕했다? 당연히 모욕 받아야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지난달 25일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의 13차 공판에서 김 전 장관 쪽 변호인단의 날 선 발언이 이어졌다. 김 전 장관 변호인이 증인을 상대로 반대신문 과정에서 특검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이어간 것이다.



법정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막말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재판 절차 진행과 관련해서도 ‘억지 항의’를 이어가는가 하면, 재판부 기피 신청 반복 등으로 사실상 소송 지연에 나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내란 재판에서 계속되는 고성·막말





김 전 장관 쪽의 대표적인 전략은 ‘고성과 막말’이다. 지난해 12월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전 장관이 기소된 뒤 지금껏 13차례 공판이 이어지는 동안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줄곧 검찰·특검과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25일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외환죄를 질문하는 과정에서 입씨름을 벌였다. 검찰 쪽이 김 전 장관 쪽 반대신문 내용에 대해 외환 혐의에 대해 묻는 것은 주신문 범위를 벗어났고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전 장관 쪽은 즉각 “특검은 다 해도 되고 저희는 신문도 못 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지금 검사들은 형사소송법 이해를 못 한다” “말 같은 소리를 해야죠!”라며 감정적 발언으로 검찰을 쏘아붙였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내란이라 주장하며 현역 사령관 등을 조사하는 것 자체가 검사들이 헌법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고 특검 쪽에서 대응을 자제하자 “특검보 얘기를 듣고 싶다. 꿔다놓은…”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변호인단의 비방성 발언에 방청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재판장이 수차례 법정 분위기를 정리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특검팀이 재판에 참여한 뒤부터는 특검보와 파견검사의 자격을 문제 삼기도 했다. 지난 6월26일 공판에서는 특검을 향해 “뻔뻔하다”, “공소 유지 자격이 없다” “권한이 없으니 퇴정하라”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항목별로 신문을 제한하는 것은 검열 아닙니까!”라며 재판 진행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재판부를 향해서도 고성이 이어졌다. 이에 재판장은 “품위를 갖춰달라” “감정적 언어를 자제해달라”며 수차례 당부해야 했다.







사사건건 ‘제동’, 그리고 ‘기피신청’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을 설명하는 또 다른 열쇳말은 ‘무한 불복’이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둔 지난달 16일 재판부가 직권으로 △보증금 1억원 △주거 제한 △사건 관련자들과의 접촉 금지 등의 조건부 보석 결정을 내리자 불복했다. 김 전 장관 쪽은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가 보석 조건을 걸어 석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보석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기각당했다.



이틀 뒤 내란 사건을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김 전 장관을 위계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법원에 새로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장관 쪽은 특검팀의 추가 기소가 직무 범위 이탈이라고 주장하며 보석 집행정지와 특검팀의 공소제기에 대한 이의신청을 서울고법에 제출했지만 이 역시 각각 기각·각하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홍동기)는 “특검법에 따라 이의신청할 수 있는 직무 범위 이탈에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예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추가 구속영장 심문에서도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한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에 대해 “특검팀의 불법 공소장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또 재판부 기피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25일 열린 심문 과정에서 당일 2시간 동안 4차례 이상 기피신청을 반복했고, 재판부는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며 즉석에서 ‘간이 기각’ 결정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특검팀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부당합니다”, “이의를 제기한다”, “위법한 주장”이라고 막아서면서 재판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를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뭐가 그렇게 두렵나”라는 식의 막말을 이어가기도 했다. 결과는 김 전 장관 구속영장 재발부였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다시 서울고법에 기피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를 제기했지만 이 역시 지난 16일 기각됐다.







재판 진행 막아 결국 ‘파행’되기도





기피 신청 전략이 무위로 돌아가자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이번엔 재판부에 스스로 재판을 포기하라는 ‘회피’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이 추가로 구속된 뒤 지난달 17일 열린 공무집행방해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장관 쪽은 “이 재판부에서 영장이 불법 발부돼 불법 구금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불법 영장을 발부한 재판부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을 준용해서 (재판부가) 직접 회피하시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피 신청을 했는데 사유 없이 각하하고, 사람이 구속된 상태에서 불법 심문한 재판부에서 계속 재판을 받는다는 건 당연히 불이익이 있다”며 항의성 발언을 이어가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김 전 장관 변호인은 또 재판부를 향해 “재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현 상황이 코로나 창궐 상황도 아닌데 마스크를 끼고 재판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난데없이 재판장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의 여름 휴정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2주 동안 내란 혐의와 관련한 재판은 잠시 멈췄다. 김 전 장관의 공무집행 방해 재판 2차 공판은 오는 11일, 내란 재판 14차 공판기일은 오는 13일에 열린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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