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2.1%↑, '폭염플레이션' 먹거리 물가 부담 계속 (상보)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올라 2개월째 2%대 흐름을 보였다. 정부의 ‘민생안정’ 정책에 따른 유통업체의 대규모 할인행사 효과로 라면, 김치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은 내렸지만,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의 영향 속 여전히 먹거리 물가는 강세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5일 통계청의 ‘2025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2020=100)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2.2%) 이후 2%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신선식품만 놓고 보면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고 기저효과의 영향 속 신선채소(-1.5%), 신선과실(-3.9%)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생선과 해산물 등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어개는 7.6% 올랐는데, 이는 2023년 2월(8.1%)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폭 오른 것이다.

농축수산물은 폭염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이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7월 폭염일수는 4.3일이었는데 올해는 14.5일을 기록해 일부 품목에 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해 지난 6월과 비교하면, 폭염으로 인한 물가 영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전년 동월 대비 시금치(13.6%), 열무(10.1%), 깻잎(9.5%)등이 올랐지만, 이를 전월 대비로 보면 시금치는 무려 78.4%나 올랐고, 열무(57.1%), 배추(25.0%), 상추(30.0%) 등도 오름폭이 컸다.

신선어개의 경우 고등어와 조기 등 생산량이 줄어들고, 수입산 새우 가격이 뛴 영향이 있었다. 박 과장은 “고등어는 금어기가 종료된 이후 생산량이 늘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은 수준이고, 생산량만 놓고 보면 여전히 기후 영향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여기에 수입산 새우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4.1%, 외식 물가는 3.2% 올라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웃돌았다. 그러나 직전 달과 비교하면 가공식품 상승률은 0.4%포인트 축소됐다. 라면(6.9→6.5%), 김치(14.2→12.5%) 등 일부 품목의 영향이다. 박 과장은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가 있었고 커피나 발효유 등은 출고가 인상이 반영됐지만, 라면과 김치, 탄산음료 등에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 발급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영향을 받는 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등에서 일부 물가 오름세가 확인됐다. 7월 국산쇠고기(4.9%), 돼지고기(2.6%), 쇠고기 외식(1.6%), 돼지갈비 외식(2.3%) 등은 전년 동월 대비 오름세를 나타냈다. 6월의 국산쇠고기(3.3%), 쇠고기 외식(1.2%), 돼지갈비 외식(1.8%) 추이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오름폭이 커진 것이다.

박 과장은 “기본적으로 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며 도축도 줄어들며 가격이 오르는 추세였다”고 동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 말 소비쿠폰이 발급된 영향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