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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 여사에 ‘尹 동급 비화폰’… 갈수록 가관인 ‘국정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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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 투표소에 줄을 서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 투표소에 줄을 서 있다. 뉴스1


채 상병 특검이 확보한 김건희 여사 비화폰의 등급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최고 등급인 A등급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비화폰은 도·감청이 어렵고 통화 녹음도 되지 않아 국가 기밀을 다루는 대통령과 군·정보기관의 극소수 공직자만 사용하는데 김 여사 비화폰은 등록된 모든 상대와 연락할 수 있는 A등급이었다는 것이다. A등급은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단 5명에게만 부여됐다고 한다. A등급에 속한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수행실장, 경호처장은 대통령 일정, 경호와 관련해 여러 당국자들과 실무 연락이 필수적인 직책이다. 대통령실 비서실(B등급)과 국가안보실(C등급) 당국자들도 김 여사보다 통화 가능 대상이 적었다.

대통령실 경호처는 영부인 행사 보안을 위해 비화폰을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통화 가능 인원을 경호 인력으로 제한하면 될 일이다. 국정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김 여사에게 애초에 비화폰이 제공됐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닌데 그것도 통화 대상이 가장 많은 A등급 비화폰이 제공됐다니 ‘국정 사유화’ 의혹이 갈수록 가관이다.

특검은 ‘영부인님’이란 등록명으로 김 여사에게 지급된 비화폰이 김 여사와 연관된 각종 의혹을 밝힐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17일 전인 지난해 7월 초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두 차례에 걸쳐 33분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검찰은 대통령실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조사해 ‘황제 조사’ 논란을 빚었다. 해당 비화폰 통화가 자신의 검찰 수사와 관련된 통화였을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의 비화폰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 말을 전후해 김 여사가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통해 누군가로부터 모종의 청탁을 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김 여사가 관련된 의혹은 채 상병 사건뿐이 아니다. 인사와 공천에 관여하거나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비화폰이 이 과정에서 비밀스러운 연락을 주고받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통화 내역과 그 배경을 철저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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