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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세 자중지란에 정청래 '함구령'... 與 '30억 기준' 출구 전략 모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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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출렁이자 與 "비공개로" 수습
논란에 野 "개딸만 무섭나" 비판
대통령실 "주가하락 인과관계 분석 필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범위를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권 내부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정청래 신임 대표가 의원들에게 전격 '함구령'을 내렸다. 공개적 입장 표명이 오히려 시장의 혼선만 부추기며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비공개로 대책을 강구하되, 빠른 시일 내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했던 대통령실은 일단 한발 물러서 여당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이 일단 반등세로 돌아선 만큼 당분간 전략적 침묵을 이어가며 여론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與 갑론을박에 정청래 "공개 입장 자제"


대표 취임 이후 첫 주재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는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이 뜨거운데,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시간 이후로 이 문제에 대해선 비공개에서 충분히 토론할 테니 의원들께서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내려진 1호 지시다. 지난달 29일 당정이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확대하는 안을 밝힌 뒤 주식시장은 크게 휘청였고, 기준 하향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이날 12만 명을 넘겼다.

정 대표가 입단속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배경에는 여권 내부 통일되지 않은 메시지로 정책 혼선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증시 폭락에 놀란 김병기 원내대표가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전임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에 코스피 5,000특위 소속인 이소영 의원을 필두로 의원 10여 명이 기준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결과적으로 진 의원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이어진 것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당장 정 대표의 지시가 나오기 전인 이날 오전까지도 여당에선 '세제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대주주 기준 강화를 처음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던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재까지 여당 의원 13명이 세제개편안에 공개적 우려를 표했다며 정책 철회를 언급했다.

그러나 여당이 정부가 만든 정책을 일주일도 안 돼 뒤집는 것 역시 정권으로선 정책 신뢰도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매우 부담이 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당장 야당은 오락가락하는 여당의 대응을 질타하며 "(이재명 정부는) 개딸 무서운 것만 알지 말고 개미 (투자자)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김정재 정책위의장)고 쏘아붙였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일단 여권은 이날 코스피가 반등세를 보인 만큼, '전략적 침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한정애 정책위의장에게 "A안과 B안을 작성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비공개 논의를 통해 가능한 빨리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일단 여당 내부 입장을 정리한 뒤 조만간 열릴 고위당정협의체에서 정부와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여권 일각에선 대주주 기준이 30억 원 안팎으로 절충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서 유지되던 50억 원과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 10억 사이 중간지점을 찾아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관망 분위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내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 귀 기울여 듣고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는 주장엔 "선후 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라고 하기엔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가는 대외적 글로벌 환경이나 여러 환경이 맞물려가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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