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국회가 4일 본회의를 열고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방송 장악법”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방송 3법은 정치권의 공영방송 이사 나눠 먹기 관행을 끊어 특정 정치 세력이 방송을 장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로, 언론학계와 시민사회가 십수년째 요구해온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을 ‘전리품’으로 여겨온 악습을 끊어내자는데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는 게 온당한 일인가.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확대하고, 정치권이 독점한 추천권의 문호도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11명·9명인 KBS와 MBC·EBS 이사를 각각 15명·13명으로 늘리되 국회의 이사 추천을 40%로 제한했다. 나머지 이사 추천에는 직능단체·학계·임직원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게 된다. 여야가 법적 근거도 없이 7 대 4(KBS), 6 대 3(방송문화진흥회·EBS) 비율로 추천해온 관행을 막자는 것이다. 공영방송 사장은 시민을 포함해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각 이사회가 3개월 내 모두 새로 구성돼야 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여권이 새 이사회 구성을 빌미로 언론노조 등 친여 세력에 추천권을 몰아줘 판을 완전히 새로 짜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언론·시민사회 주체들을 모두 친정부로 간주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진의가 의심스러운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 그런 점이 걱정이라면 야당이 추천 주체 선정부터 적극 협의에 나서면 될 일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이사 추천을 좌지우지하며 ‘후견인’처럼 구는 지금 구조에서는 공영방송 장악 논란을 근절할 수 없다. 이제 공영방송을 제대로 시민과 언론에 돌려줄 때가 됐다.
국회는 이날 방송 3법 외에 원청의 노사교섭 의무를 규정한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들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에 나서겠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을 보호하려는 법안까지 기어이 정치투쟁 대상으로 삼아야 하겠는가.
국민의힘이 할 일은 내란 망동을 막지 못하고 국정과 민생을 망친 ‘윤석열 3년’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사과다. 잘못된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는 것도 그에 해당된다. 3년 내내 낙하산 KBS 사장 논란과 MBC 장악 시비, 방송통신위원회 파행으로 방송계를 전장으로 만든 과오를 참회하고 바꿔야 한다. 기업만 쳐다볼 게 아니라 노동자들 삶도 돌봐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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