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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도입 논란 AI 교과서, 한 학기 만에 교과서 지위 잃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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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본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한 학기 만에 교실에서 교과서로서 지위를 잃고 퇴장하게 됐다. 인공지능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용 도서에서 교육 자료로 격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국회는 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총 투표수 250표 가운데, 찬성 162표, 반대 87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과서의 정의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고, 교과서 범위를 도서 및 전자책으로 제한했다. 인공지능 교과서와 같은 ‘지능정보 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교육자료로 규정했다. 해당 법안은 공포 즉시 시행돼 인공지능 교과서는 이제 모든 학교가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닌 학교장 재량에 따라 선택하는 교육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해당 법안 개정안 처리를 두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공지능 교과서가 교과서로서 지위를 잃으면, 1조8천억원의 국가 예산과 8천억원의 민간 투자가 투입된 사업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사교육을 못 받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경험 등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은 “갑작스러운 법적 지위 변경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공지능 교과서 정책은 인공지능을 만들 줄 아는 인재를 키우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을 문제 풀이 기계로 전락시켜버리는, 공교육을 아예 사교육 시장으로 만들어버리는 무모했던 정책이었기 때문에 멈추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인공지능 교과서에는 인공지능 기능이 없고 맞춤형 문제가 끝없이 출제될 뿐”이라며 “학습 성과에 대한 연구 용역이 없었고, 어린 학생에게 적용하는 것이니만큼 실증을 동반한 검증 없이 부작용에 대한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을 믿고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피해를 본 출판사, 발행사들은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교과서를 펴낸 한 출판사 관계자는 “허탈한 마음뿐”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이제 냉정을 찾고 헌법소원, 가처분 신청, 교과서 지위 박탈에 대한 행정소송 등 합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사들은 이미 교육부를 상대로 지난 1학기 인공지능 교과서 자율 선택 방침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며 이를 보전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인공지능 교과서가 교육자료로 격하됨에 따라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현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차영아 교육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의 질 제고라는 큰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인공지능 교과서 희망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지원을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2021년 전면 도입된 고교 무상교육은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2024년까지 해당 비용을 각각 47.5%씩 부담하고 나머지 5%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것으로 개정된 바 있다. 하지만 특례 조항 효력이 지난해 12월 일몰되면서 국회에서 이를 2027년 12월로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지난 1월 당시 최상목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입법이 좌절됐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입법이 다시 추진됐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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