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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1.3평 안에서 배우는 세상, 교통 사각지대에서 본 모빌리티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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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GM)

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GM)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이지만 나는 정기적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현장을 체험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문제를 파악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전하며 다녀보니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기술 혁신의 진정한 목적은 결국 '사람'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우리에게 보여준 한국의 진짜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운전대에서 마주한 진짜 고객들

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자료:한국관광공사〉

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자료:한국관광공사〉


처음에는 출퇴근하는 직장인 또는 급한 일이 있는 사람이 택시의 주요 고객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고객층은 훨씬 다양했다. 대중교통이 잘 닿지 않는 외곽 지역에 사는 고객부터 교통 사각지대 거주자까지 다양한 이유로 택시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다.

경기도 외곽 지역에서 만난 30대 직장인은 택시는 선택이 아닌 출근과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 이동 수단이라고 말했다. “버스 정류장까지 30분을 걸어가야 하는 데다, 그마저도 중간에 한 번 갈아 타야 해 바쁜 일상 속 택시 없이는 손발이 묶인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출근과 일상 생활 유지를 위해 택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이동 수단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추운 겨울에 모셨던 80대 할머니는 “젊은 사람은 차가 있으니까 괜찮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택시가 생명줄”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대화를 통해 명확해진 것은 택시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인프라이고, 그리고 이들이 많이 사는 지방 곳곳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이 숨어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방 곳곳에 숨겨진 한국의 진짜 보물


운전대를 잡고 다니며 승객과 나눈 대화는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충청도에서 온 한 승객은 “우리 고향에 500년된 고택과 아름다운 돌담길이 있는데 교통이 불편해 찾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전라도 출신 또 다른 승객은 “고향 해안선이 지중해 못지않게 아름다운데 부산과 제주도에 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상도 산간 지역에서 온 승객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우리 동네 사찰 주지 스님이 외국인이 가끔 오는 데 교통편이 너무 불편하다고 하신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통해 확인된 문제는 한국에는 국내외 여행객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지만, 실제 차량이 없으면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숨겨진 명소가 대중교통만으로 닿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관광지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외국인은 이런 곳들을 어떻게 찾아갈까.


이때 문득 의문이 들었다. K컬처의 세계적 인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관광 도시 뿐만 아니라 진짜 한국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해외 출장에서 주의 깊게 관찰해봤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도쿄 하네다공항, 런던 히드로공항 등에서는 애플리케이션(앱) 호출택시 승차대까지 명확한 경로 안내를 위한 사이니지와 표지판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헤매지 않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낯선 나라에 도착했을 때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커다란 표지판에 적힌 '우버 탑승장'과 익숙한 앱을 사용하다 보면 출장을 자주 다니는 나에게도 묘한 안도감이 찾아온다. 최근 인도 출장 중 벵갈루루 공항 경험이 그랬다. 우버 픽업존에서 안전하게 탑승을 했더니 막연한 도시에 처음 갔을 때 불안감과 걱정이 사라졌다. 이러한 해외 주요 공항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해외 관광객의 국내 이동 경험 또한 더욱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첫인상 공항에서부터 시작되는 문제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서비스가 바로 택시인데 첫인상이 여행의 전반적 만족도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앱 기반 택시 호출이 세계에서 가장 보편화된 만큼 주요 거점에서 안내 체계를 더욱 체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한국 공항 등 사이니지를 개선하면 국내외 이용자 모두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온 외국인 관광객 대상 바가지요금 문제다. 공항·시내 이동, 대화 등 모든 경험이 원활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첫발을 불편함으로 기억하게 된다.

사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정보기술(IT)·K팝·K드라마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 이같은 안 좋은 경험이 여행 경험에 많은 영향을 주고 우리나라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준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런 첫인상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앞서 승객이 들려준 그 소중한 지방 관광 자원이 계속 묻혀있게 되고, 진정한 K관광의 완성도 멀어진다.

◇모빌리티 혁신으로 여는 상생의 미래

다행히 해결책은 있다. 바로 모빌리티 혁신을 통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교통 서비스 체계 구축이다. 이 과정에서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안전한 이동을 지원하고 요금의 투명성 확보라는 두 축에서 플랫폼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버는 안전을 선택이 아닌 기본 전제로 여긴다.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된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현재 이동 경로를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여정 공유'부터 차량이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거나 특수 사항이 발견됐을 때 알람을 받을 수 있는 '운행 상황 확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런 지속적인 투자와 플랫폼을 통해 구현 가능한 기술적 기능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안전한 사회 인프라로 자리잡는 데 필수 기반이 되고 있다.

그 다음은 요금의 투명성 확보다. 해결책의 한 가지 사례로는 세계적으로 자리 잡은 사전확정요금제가 있다. 사전확정요금제는 택시를 호출하는 시점에 교통 상황, 이동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탑승 전 요금을 미리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우버 블랙' 서비스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 이 제도가 다른 서비스로 확대된다면 바가지 요금이나 불투명한 요금 책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승객은 탑승 이전 정확한 요금을 알수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고 운전자도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나아가 우버와 같은 플랫폼은 사용자 친화적인 앱 인터페이스, 다양한 지역까지 이동 지원, 언어 장벽을 낮춰주는 기능 등을 통해 교통이 걸림돌이 되는 관광지를 '누구나 쉽게 도달 가능한 곳'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앱 기반 예약, 실시간 위치 확인, 외국어 지원 등이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장벽을 현저히 낮춰준다.

특히 우버는 공항 택시호출과 탑승 경험 향상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주요 관광 거점인 공항은 한국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 공간이기 때문이다. 관광 필수 거점과 이동 인구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탑승장 안내 표시를 추가 설치하는 등 택시호출 편의성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면, 국내외 이용자 모두에게 더욱 향상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지방까지 확산하면 어떨까? 교통약자에게 더 나은 이동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은 안심하고 지방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지방의 숨겨진 관광 자원이 빛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을 통해 지방 관광의 품격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협력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

모빌리티 혁신의 미래는 어느 한 기업이나 기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다.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방 관광 활성화 정책과 연계하고, 기존 택시 업계와 상생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며 관광업계와 협력을 통해 더욱 매력적인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앞둔 지금 진정한 K관광의 완성을 위해서는 지방 관광 활성화가 필수다. 그리고 그 열쇠는 모빌리티 혁신에 있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교통 서비스가 전국 곳곳에 구축되면 교통약자의 이동권도 보장하고, 지방 관광도 활성화하며 선진국 한국의 이미지도 더욱 빛낼 수 있다.

교통 소외지역 해소가 곧 숨겨진 관광 자원 발굴로 이어지는 선순환. 이것이 내가 운전대에서 발견한 한국의 미래다.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 모빌리티 업계가 담당해야 할 소중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가장 강력한 혁신은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의 통찰에서 비롯된다.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접근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결국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

송진우 우버택시 코리아 총괄(GM)

2025년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자료:한국관광공사〉

2025년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현황〈자료:한국관광공사〉


〈필자〉송진우 우버 택시 코리아 총괄(GM)은 글로벌 모빌리티 및 IT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로, 2013년 10월 우버 택시 코리아에 합류했다. 우버 택시에 합류하기 이전배달의민족 베트남 사업 총괄을 역임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전략적 성장과 운영을 이끌었다. 맥킨지 경영 컨설턴트, 대우건설 부사장을 거쳐 KDB 인베스트먼트 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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