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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에 ‘더덕더덕’ 미국흰불나방 발생 예보 ‘주의’ 상향···돌발해충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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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북미, 도심 가로수 등 잎 갉아 먹어
미국선녀벌레·갈색날개매미충 등 잇단 유입
아열대 해충도 발견···기후변화가 몰고 와
미국흰불나방.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미국흰불나방.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북미가 원산지인 외래 침입 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의 발생 예보가 지난달 ‘주의’ 단계로 상향됐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도심 가로수와 조경수 잎을 갉아 먹고, 대량 발생 시 각종 생활 불편을 일으킨다.

1950년대 유입된 이 해충의 피해는 최근 들어 심해지고 있다. 봄·가을 기온 상승으로 나방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한 해 3세대까지 번식할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2세대 유충에 의한 피해율도 올해는 26.9%로 예측됐다. 2010년대 2세대 유충 피해율 예측치(6.7%)보다 4배나 높아진 수치다.

기후변화로 외래 침입 ‘돌발해충’의 습격이 늘고 있다. 돌발해충은 개체 수가 갑자기 증가해 산림이나 농작물 피해를 유발하는 곤충을 말한다. 토착·외래종이 모두 포함되지만 최근 문제를 일으키는 돌발해충 대부분은 외래종이다.

4일 국립생태원의 ‘2024년 외래생물 전국 서식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경기·강원권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외래 곤충 32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32종에는 갈색날개매미충을 포함한 생태계교란생물 4종이 포함돼 있다. 앞서 영남(2023년), 충청·호남(2022)에서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각각 79종의 외래 곤충이 확인된 바 있다.

환경부가 국내 유입 외래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곤충은 모두 210종이다. 외래 유입 곤충이라고 해서 모두 유해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 여러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러브버그’로 불리며 몇 년 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창궐한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표적인 경우다. 대체로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대발생으로 인해 최근엔 해충으로 인식되고 있다.

제주에서 발견된 아열대 해충 노랑알락하늘소.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제주에서 발견된 아열대 해충 노랑알락하늘소.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과 농촌진흥청이 대표적인 돌발해충으로 분류하는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등은 모두 외래종이다.


북미가 원산지인 미국선녀벌레는 애벌레일 때는 잎을 갉아 먹고, 성충이 돼서는 수액을 빨아 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포도나 배 등 과일나무 줄기 수액을 빨아먹고 배설물로 인해 그을음병을 일으키는 꽃매미는 중국이 원산지다. 갈색날개매미충도 중국에서 유입된 해충으로 즙액을 빨아 먹어 나뭇가지를 말라 죽게 하는 피해를 준다.

아열대 지역 해충이 새로 유입되는 사례도 있다. 2019년 제주에서 처음 확인된 노랑알락하늘소가 대표적이다. 2022년 국내 정착이 확인됐고, 2023년에는 제주 용연계곡 일대에서 1000마리 이상의 성충이 포획될 정도로 대발생했다. 팽나무, 동백나무 등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제주에서만 발견되고 있지만 남해안 일대로 유입되면 정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내다봤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대규모 발생 가능성 등을 예측하기 위해 200여 종의 외래 곤충을 대상으로 기후적합도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남영우 연구사는 “외래 침입 해충은 유입 초기에는 분포 범위가 좁아 제거할 수 있지만 국내 기후에 적응해 확산하면 방제가 어려워진다”라며 “최근 기후변화가 해충의 분포 범위 확대와 세대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아열대성 외래 해충의 신규 유입과 정착 우려가 커 선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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