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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과징금 '투자원금' 기준으로…감경 요건도 손본다

머니투데이 권화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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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현황/그래픽=김지영

홍콩 ELS 현황/그래픽=김지영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과징금 부과 기준을 '투자원금'(판매금액)으로 판단했다. 은행권 홍콩 ELS 판매 금액이 16조원에 달하는 만큼 '조 단위'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과징금 감경 범위나 기준도 재검토하기로 해 최종적으로 부과되는 과징금은 대폭 경감될 여지도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심의위원회에는 지난달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홍콩 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부과 기준을 '투자원금'으로 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23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이같은 사항이 정식 보고됐다.

금소법상의 과징금은 '위법 행위와 관련된 계약으로 얻은 수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부과하게 돼 있다. '수입'을 무엇으로 볼 것이냐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수입을 펀드 판매에 따른 수수료로 볼 경우 과징금은 수백억원대로 줄어들 수 있지만 투자원금으로 해석하면 최대 8조원대로 늘어날 수 있어서다. 5대 은행의 홍콩 ELS 판매 수수료는 1800억원가량이다. 투자원금은 16조원(금융사 전체 19조원)에 달한다.

2021년 금소법 제정 이후 과징금 부과 사례는 메리츠자산운용의 무단광고 제재가 유일했다. 당시 과징금은 펀드 설정액(투자원금)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후에 발생한 홍콩 ELS 불완전판매의 경우 메리츠운용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과징금이 수조 원대로 불어나 금소법상 '수입'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과징금 부과 기준/그래픽=이지혜

금융소비자보호법 과징금 부과 기준/그래픽=이지혜



금융위가 수개월의 고심 끝에 과징금 부과 기준을 '투자원금'으로 판단함에 따라 은행별로 과징금이 많게는 조 단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콩 ELS 판매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4월 현장검사와 결과 발표까지 마친 가운데 제재 절차 역시 속도가 날 전망이다.

금융위는 다만 과징금 경감 기준이나 사유, 범위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소법이나 금소법에서 위임한 관련 규정상의 과징금 경감 사유나 범위 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금소법 시행령에는 '위반 행위로 발생한 피해의 배상 정도' 등에 따라 과징금을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은 자율 배상에 따라 투자자의 99%가량에 대해 배상을 완료했다. 또 금소법에서 위임한 '금융기관 검사 및 제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과징금이 과도한 경우 부당이익의 10배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감 할 수 있다. 5대 은행 기준 홍콩 ELS 수수료 수입은 1800억원가량으로 이의 10배는 2조원 수준이다. 현행 규정상으로도 2조원을 넘는 과징금은 깎는 게 가능하다.

홍콩 ELS 제재심과정에서 은행권과 금융당국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은행별로 10~40% 가량의 불완전판매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지만 은행권은 일부 계약의 경우 설명의무 위반이나 부당권유가 없었다고 반박한다. 특히 39만6000건에 달하는 계약건에 대해 '포괄적'으로 과징금을 매길지, 건별로 위반 여부를 따져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건별로 위반 여부를 따질 경우 과징금 총액은 대폭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과징금 기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속한 자율배상이 과징금 경감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금융감독원도 공언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조 단위의 과징금은 실제 위반 행위에 비해 과도한 처벌로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적으로 배상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지만, 이는 모든 판매 건에 대해 불완전판매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제재 과정에서는 법상의 위반 여부를 명백하게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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