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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레노버ISG 부사장 “AI 실행 더딘 한국…구독형·수랭식 인프라가 해법”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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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시작해서 빠르게 실행”…페란드 부사장, 현실적 AI 접근법 강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은 인프라 환경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GPU 서버, 엣지 컴퓨팅, 대용량 스토리지뿐 아니라 냉각과 전력관리까지 AI 인프라에 요구되는 요건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여전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입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글로벌 IT 기업 레노버는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기업들이 실질적인 AI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구독형 인프라, 엣지 기반 추론, 수랭식 기술 등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찰스 페란드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솔루션그룹(ISG) 카테고리 부사장은 이러한 변화 중심에서 제품 전략과 글로벌 채널을 총괄하며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반영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그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인프라는 기술보다 실행력, 특히 조직 변화 수용성과 투자 유연성이 핵심”이라며 레노버 전략을 자세히 설명했다.

◆ “작게, 구체적으로 시작하라”…AI 인프라 도입의 정석=페란드 부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AI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경향이 있지만 한두 가지 중요한 유즈케이스부터 작고 구체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년 수천명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CIO 플레이북’ 데이터를 인용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63%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56%는 1년 내 AI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한국 시장은 다소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페란드 부사장은 “한국은 AI 도입 의지가 아태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지만 실제 운영에 적용한 기업 비중은 4%에 불과하다”며 “도입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돋보이지만 실행은 더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레노버는 구독형 인프라 모델 ‘트루스케일(TruScale)’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기 자본 투자 없이도 필요할 때 자원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 모델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페란드 부사장은 “한 글로벌 리테일 고객사는 8000개 매장에 AI 추론 장비를 1년 안에 도입하기보다 트루스케일을 활용해 4년에 걸쳐 분산 투자했다”며 “이처럼 점진적 도입이 가능한 전략이 기업 생애주기와 맞아떨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는 엣지에서 작동한다…수랭식 기술로 에너지까지 고려=레노버는 AI 연산 구조를 ‘학습은 데이터센터, 추론은 엣지’로 구분하며, 각 영역에 최적화된 제품군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고성능 GPU 서버와 수랭식 냉각 기술 ‘넵튠(Neptune)’, 엣지에서는 무소음·고내구성을 갖춘 ‘씽크엣지(ThinkEdge)’ 포트폴리오가 대표적이다.


페란드 부사장은 “AI 추론이 이뤄지는 현장, 즉 엣지는 다양한 산업군의 실시간 의사결정 지점”이라며 “씽크엣지는 소형이면서도 고내구성 구조로, 리테일 계산대 행동 탐지부터 제조 라인 불량 부품 감지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인 ‘넵튠’에 대해 “공랭식 대비 약 40% 낮은 전력으로 서버를 구동하며 온수 기반 냉각을 통해 결로 현상을 방지하고 서버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AI 서버에 필수적인 냉각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데이터센터 구조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레노버는 ‘리퀴드 투 에어(Liquid-to-Air)’ 구조를 통해 기존 공조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고성능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128코어 CPU를 공냉 환경에서 가동하려면 실내 온도를 18도까지 낮춰야 하지만, 넵튠 기술을 쓰면 기존 공조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채널 전략에 속도 더하다…AI 전환 위한 파트너십 강화=레노버는 난 2022년 클라이언트(IDG)와 인프라(ISG) 사업을 통합한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 ‘레노버 360’을 출범했다. 이후 AI·SI 특화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며 파트너사와 접점을 강화해왔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전략은 ‘톱 초이스 익스프레스(Top Choice Express)’다. 페란드 부사장은 “사전 구성된 시스템을 주문형 생산(Configure-to-Order) 방식으로 주문하고, 10일 내 납품할 수 있어 파트너가 빠르게 견적을 내고 고객에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한국 시장에 도입된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그는 “톱 초이스 익스프레스는 파트너가 단순히 하드웨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결과까지 제안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레노버는 전 세계적으로 약 1만개 파트너사와 협력 중이다. 4만명 이상 파트너 인력이 레노버 인증을 보유하고 있고, 마케팅 툴킷과 영업 간소화 플랫폼을 통해 현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레노버는 내부 운영 시스템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페란드 부사장은 “콜센터 통화 지연을 20% 줄이고, 고객 질문과 솔루션 매칭 정확도를 50% 높이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며 “AI는 고객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검증하고 사용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우열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속도와 파트너와 시너지”라며 “레노버는 AI를 소수의 고도화된 기술이 아닌 누구나 접근 가능한 현실적 인프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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