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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까지 했는데…" 이천 화재 유가족, 오열‧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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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결혼하겠다고 혼인신고까지 마쳤는데…"

29일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화재로 아들을 잃은 A씨는 "29살 아들인데 결혼하겠다고 벌써 혼인신고까지 했다"며 오열했다.

그는 "지방에서 올라와 한 달째 이곳에서 일을 하다 이렇게 됐다"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천시 재난대책본부는 화재 참사 현장 맞은편에 있는 모가실내체육관에 '피해 유가족 휴게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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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재난대책본부가 화재 참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 '피해 유가족 휴게실'을 마련했다.(사진=박창주 기자)



시신이 옮겨진 인근 병원에 흩어져 있던 유가족들은 해가 진 뒤 속속 휴게실에 모여들었고, 뒤늦게 도착한 가족, 친지들과 끌어안으며 슬픔에 잠겼다.

이번 화재로 40대 아들을 잃은 한 노부는 "아들이 죽은 것은 확인했는데 어느 장례식장에 있는지는 알지 못 한다"며 탄식했다.

이어 "며느리와 함께 왔다. 오늘은 (아들과) 통화를 못했다"며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아들을 보낸 것에 가슴을 쳤다.

60대인 큰 아들의 비보를 듣고 손자와 함께 안산에서 달려온 한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쥔 손은 심하게 떨렸다.

그는 "사람이 죽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써 붙이지도 않았다"며 "얼마 전에는 아내를 보내 아들과 둘이 살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들마저 떠나 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자정이 넘어서까지 가족 휴게실에는 50명 안팎의 유가족들이 모여 사망자 신원 확인을 서둘러 달라며 관계 당국에 격하게 항의했다.

사망자는 이천의료원 등 인근 병원 7곳으로 나뉘어 안치됐으며,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지문과 소지하고 있던 신분증 등으로 신원이 파악된 사망자는 15명이며, 경찰이 나머지 23명의 지문과 DNA 채취 등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천시는 엄태준 시장을 본부장으로 11개 반 30명으로 구성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의료 구호와 유가족 지원, 장례 대책 마련 등 사고 수습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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