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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vs구자욱 계약해도 생채기 남아…관건은 애심(愛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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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 구자욱이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훈련을 준비하며 인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무엇이 삼성과 구자욱(27)이 평행선을 달리게 만든 걸까.

삼성 구자욱은 4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가 아닌 경산 삼성라이온즈 볼파크에서 훈련 중이다. 선수단이 전지훈련을 떠날 때까지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탓이다. 구자욱과 함께 연봉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던 이학주가 지난 2일 구단 제시안(9000만원)에 도장을 찍어 홀로 남았다. 구자욱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캠프 참여가 늦어지면 팀과 선수 모두에게 손해다. 구단과 선수 모두 좋은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지원사격을 했지만 꼬인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돈이 문제인 듯 하지만, 본질은 다른 데 있다는 게 구자욱측 주장이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삼성은 최초 구자욱에게 제시한 삭감안에서 소폭 상승한 최종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15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보면 삭감이 불가피하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선수와 만나 충분한 소통을 했다. 구단은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전했고, 선수도 본인들의 입장을 얘기했다. 구단은 지난 시즌 성적과 현재 상황을 고려해 선수에게 조건을 제시했다”면서 더 이상의 조건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철저한 연봉고과 기준으로 재계약 규모를 정했다. 수비가 뛰어나지 않은 외야수라는 점도 구자욱에게 냉정한 잣대를 대는 이유다. 타격이 부진하면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본인도 알고 있다. 구자욱의 에이전트는 “지난해 부진했기 때문에 연봉 삭감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돌연 지난해 연봉 3억원 동결을 원하고 나섰다. 에이전트는 “삭감폭이 생각보다 큰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구단의 협상 태도에 구자욱의 마음이 적잖이 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에 복귀한 뒤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오승환에게는 올해 옵션 포함 18억원을 안겼다. 프랜차이즈 베테랑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구단이,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잘 성장한 자신에게 냉정한 잣대를 대니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구자욱은 매년 연봉현상 때마다 큰 잡음없이 도장을 찍었다. 2018년 시즌 후에는 좋은 성적(20홈런 84타점 타율 0.333)을 거두고도 연봉을 백지위임했다.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구단은 구단대로 할 말이 있다.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지명해 2015년 1군에 데뷔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때부터 팀 성적이 떨어졌다.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4연속시즌 가을잔치 참가에 실패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지표 성적이 수직하락한 탓에 연봉 동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장을 맡은 박해민도 6000만원 삭감된 3억원에 도장을 찍었는데, 기동력과 수비만 놓고보면 구자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구자욱에게는 박해민보다 삭감폭을 적게 책정했다. 삭감액이 크지 않은 만큼 올해 반등해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는 연봉을 받으라는 일종의 동기부여 차원으로 해석해달라는 읍소다. 연봉 재계약 대상자는 고과에 따라 잘한만큼 많이 받아가는 시스템이다.

사실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선수에게 불리하다. 삼성구단은 버티면 올려준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다. 선수는 희생과 헌신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삭감 근거를 설명듣고 싶어 한다. 칼자루를 쥔 구단의 입맛대로 선수가 도장을 찍는다고 해도 앙금은 남는다. 더군다나 2022년부터는 FA 연한 축소가 이뤄진다. 예상보다 팬덤이 좋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선수에게 유리하다. 첨예하게 대립중인 구자욱과 삼성의 연봉 협상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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