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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미국·이란 사이 절충안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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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 주도 연합체 참여않고

청해부대 독자 파병키로 결정

작전해역 현재보다 3.5, 배 확대

“미·국제사회 도움 요청 땐 협력”

시민단체 “국회 동의 안 거친 꼼수”


한겨레

정부가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 파병’하기로 했다. 이란과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는 참여하지 않고, 대신 아덴만 일대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해협까지 현재보다 3.5배 넓히기로 했다. 미국의 요구 때문에 우리 전투부대가 분쟁 지역에 파병되는 상황인데 국회의 파병 동의도 거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21일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범위가 확대되며, 우리 군 지휘 아래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청해부대의 선박 호송 해역 범위는 직선거리로 1130㎞인데, 그 범위가 오만 살랄라항부터 오만만과 호르무즈해협, 아라비아만을 거쳐 이라크 주바이르항 인근까지 2836㎞ 늘어나 모두 3966㎞로 3.5배 늘게 된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21일 오후 5시30분 기존 30진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하면서 작전 범위는 곧바로 확대됐다. 정부는 미-이란 간 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긴장이 높아진 현 상황을 청해부대가 작전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인 ‘유사시’로 판단했다.

국방부는 독자 파병을 결정한 이유로 △중동 지역에 교민 2만5천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 일대가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고 △우리 선박이 연 900여차례 통항한다는 점 등을 들어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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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청해부대가 파견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독자적으로 보호할 능력이 없을 때 (국제해양안보구상에) 도움을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유사시 미국 등 국제해양안보구상 소속 국가를 비롯해 다른 나라가 도움을 요청할 때도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는 청해부대가 ‘타국 선박에 대한 안전호송·항해도 지원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군 당국은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 목적으로 청해부대 소속 장교 두 명을 국제해양안보구상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독자 파병’ 결정을 내리기 전 미국, 이란에 각각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외국 군대나 선박이 오는 데 반대한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은 ‘위헌적인 꼼수 파병’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석 ‘전쟁 없는 세상’ 활동가는 “아무런 명분 없는 파병이기 때문에 정부가 국회 동의를 안 받고 작전 지역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꼼수를 부렸다”고 말했다.

노지원 배지현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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