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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사외이사 수백명 어디서 구하나"…기업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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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옥죄는 3법 시행령 ◆

매일경제

사외이사와 주주총회 제도를 대폭 강화한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상장기업들의 올해 주총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남산타워에서 주요 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도심을 바라본 풍경. [김재훈 기자]


#코스닥 상장사 A사 대표는 요즘 지인들과 만나면 "사외이사 좀 추천해 달라"는 말을 꼭 한다. 9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한 B씨가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불가능하다.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상법 시행령이 2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A사 같은 중소기업은 새로운 사외이사를 구하려고 해도 오려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사외이사 보수를 올릴 수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로 회사 재무 사정은 더 힘들어졌다. A사 대표는 "중소기업은 사외이사를 뽑으려고 해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정책 담당자들이 산업계 현실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상장회사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사외이사 인력뱅크'에 사외이사 구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소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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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포함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정부 원안대로 시행된다. 기업 경영활동을 제약한다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의 반발은 무시됐다.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당장 올해 주총부터 새로운 상법 시행령이 적용된다. 전자투표는 보다 쉬워지며, 임원 세금 체납 사실도 공개해야 한다. 사외이사 재직 연한 신설로, 최소 718명이 교체 대상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투표 본인 인증 수단은 휴대폰, 신용카드 등으로 다양화된다. 지금까지는 공인인증서만 인증 수단으로 인정됐다. 전자투표 철회나 변경도 가능해진다.

이사·감사 후보자 정보 제공 수준도 강화된다. 주총 소집 공고 시 △체납 처분을 받은 사실 △부실 기업 임원으로 재직했는지 여부 △법령상 취업 제한 사유를 공고 사항에 포함해야 한다. 체납 처분과 부실 기업 재직 기준은 주총 개최일 기준 최근 5년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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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반발하는 시행령 내용은 사외이사 재직 연한 신설이다. 올해부터 한 상장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재직했거나 계열 회사까지 더해 9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재직한 자는 더 이상 같은 회사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 사외이사 재직 연한 규정은 올해 주총에서 선임하는 사외이사부터 적용된다.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사외이사 재직 연한 제한으로 올해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를 선임해야 하는 상장사는 최소 566곳, 718명에 달한다. 이 중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407명이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의해 사외이사 재직 연한을 적용받는 금융업종을 제외한 수치다.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했을 때 올해 주총에서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 선임 수요는 85명으로 집계됐다.

D상장사 대표는 "주총 2주 전 주총 소집 통지 시 사외이사 선임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데, 3월 초 주총 회사들은 2월 중·하순까지는 사외이사 후보자를 정해야 한다"며 "설 연휴 등을 고려하면 사외이사 영입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 중 주총 소집 통지 시 사업보고서 등 제공 의무화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 입장을 충분히 경청해 주총 전 사업보고서 제공은 내년으로 유예했다"고 밝혔다. 시행령에 따르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주총 개최 일주일 전까지 전자문서로 발송하거나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주총 전 사업보고서 첨부는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제159조에 따르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은 사업연도 말 이후 90일 이내다. 현재는 대부분 상장사가 주총 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

[정승환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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