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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 회견]“검찰 인사권, 장관·대통령에게 있다” 후속 인사 염두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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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인사 논란
“검, 여전히 막강한 초법적 권력 내려놓는 것이 개혁의 본질”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관련해선 높은 평가
수사 관행·조직문화는 질타…불신임·징계 가능성엔 선 그어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을 쳐다보고 있다(왼쪽 사진). 문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두 손을 쥐어보이거나(가운데) 웃으면서 답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 개혁작업이 끝났지만 검찰개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요 사건들의 직접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수사권을 가지는 사건에도 영장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수사를 지휘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검찰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기소독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 권력이나 권한, 지위를 내려놓으라는 것이 권력기관 개혁 요구의 본질”이라고도 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힘은 막강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엄정한 수사’와 관련해선 높은 점수를 줬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대해서는 누구나 국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바”라며 “윤 총장은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당부했고, 이후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등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를 강도 높게 벌여왔다.

반면 수사관행·조직문화와 관련해선 검찰을 강하게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 같은 것이 이뤄져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초법적인 권력이 행사되고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라며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피의사실 공표’ ‘여론몰이 수사’ ‘선택적 수사’는 조 전 장관 일가 및 청와대 관련 수사에 대한 여권의 비판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여권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등을 놓고 ‘먼지털기 수사’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라고 비판해왔다. 피의사실 공표도 비판했다. 역시 ‘윤석열 사단’이 주도한 적폐청산 수사 때는 문제 삼지 않던 것들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누리는 ‘초법적 권한’의 대표적인 예로 인사권 침해를 들었다. 현행 검찰청법 제34조 1항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돼 있다.

종전까지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법무부 외 제3의 장소에서 만나 법무부가 만든 인사안을 놓고 사전 협의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사장급 인사 당일인 지난 8일 인사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며 윤 총장을 법무부로 불렀고, 윤 총장은 “요식절차에 그칠 우려”가 있다면서 거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 검찰총장, 법무장관이 검찰 선후배였던 시기에 편하게 때로는 밀실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지 모르겠다”며 “검찰총장 의사 개진, 법무장관의 인사 제청, 이런 부분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초법적인 권한, 권력, 지위를 누린 것”이라며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 총장의 면담 거절은 ‘항명’이라는 추 장관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 총장 불신임이나 징계 가능성에는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고 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에 포진한 윤 총장 측근들을 조기에 전면 물갈이한 것도 ‘민주적 통제’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다만 강한 ‘민주적 통제’의 발동 시점이 하필 여권 핵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끝난 직후이거나 진행 중인 때라는 점은 공교롭다. 인사권을 활용한 검찰 길들이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은 ‘민주적 통제’와 함께 검찰개혁의 양대 축이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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