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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강대교 백년다리, 예산 2배로 늘고 쪼개기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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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300억이 넉달만에 700억으로

서울시, 용산~노들섬 2단계 끼워넣어

타당성 조사·중투위 심사 회피 의혹도

시의회, 이번주 집중 예산심사 예고


한겨레

서울 노량진과 노들섬을 잇는 한강대교 공중보행교인 ‘백년다리’ 사업 예산이 애초 서울시가 밝힌 3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1단계와 2단계 사업으로 쪼개 추진해, 중앙정부의 타당성조사와 투자심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시가 시의회에 낸 예산안을 19일 확인해보니, 애초 300억원이었던 백년다리 예산은 700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있었다. 서울시가 애초 계획엔 포함하지 않았던 용산~노들섬 구간까지 백년다리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단계인 노량진~노들섬 사이 사업 총예산은 300억원(2020년 예산 180억원), 2단계 용산~노들섬 사이 사업 총예산이 400억원(2020년 예산 22억원)이다. 애초 2단계 사업 계획이 없다던 서울시는 지난 3월 1단계 사업을 발표한 지 불과 넉 달 만인 7월 2단계 사업을 전격 시작했다.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노들섬과 한강대교, 주변 지역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마스터플랜이 먼저 나와야 하고, 그에 따라 보행교 계획을 세워야 한다. 서울시는 사전에 충분한 고민 없이 남쪽에 보행교를 놓겠다고 발표했다가 몇달 뒤에 다시 북쪽에도 추가하겠다고 한다. 서울의 중요 자산인 노들섬과 한강대교를 그렇게 땜질식으로 소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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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위에 보행교를 하나 놓으면서 1단계 노량진~노들섬, 2단계 용산~노들섬으로 나눠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예산 쪼개기가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1단계와 2단계 사업을 통합해 추진하면 총예산이 700억원인데, 통상 총예산이 500억원이 넘으면 지방재정법 37조 2항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하는 전문기관에서 타당성조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중앙투자심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굳이 사업을 2단계로 나눈 것은 타당성조사와 중앙투자심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700억원짜리 하나의 사업으로 추진하면 이 두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는데, 그러면 서울시로서는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시의회는 지난 10월 이 사업의 타당성을 따져보겠다며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 시의회 김기대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은 “사전에 시민 의견 수렴이나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다른 의원도 “현재의 백년다리 건설 계획은 문제점이 많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예산 심의 때 전액 삭감을 요구하겠다. 보행교는 그동안 박원순 시장이 해온 사업들처럼 기존 시설(한강대교)을 재생·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오는 22일부터 예산 심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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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애초 보행 환경이 나쁜 노량진 쪽에 보행교를 추진하니 용산 쪽도 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다. 두 다리의 구조나 상태 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용산 쪽의 2단계 사업 추진 여부는 주민과 시의회의 의견을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명승 서울시 도시재생과 정책팀장도 “두 사업은 별개이기 때문에 500억원 이상 사업에 적용되는 타당성조사와 중앙투자심사 대상이 아니다. 시의회에 제출한 2단계 사업 예산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12월 초에 열리는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삭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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