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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언론 대응 전담 전문공보관 도입"···수사 감시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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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검찰이 수사담당자가 맡고 있는 일선 검찰청 공보(홍보·언론 대응) 업무를 별도의 전문공보관이 전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를 환영한다면서 검찰과 협의해 관련 법령 제·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수사와 무관한 전문공보관을 두면 고위공직자, 대기업 집단 등에 대한 수사 상황이 알려지지 않아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는 10일 전문공보관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지방검찰청은 각 부서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검사가, 지청은 규모에 따라 지청장·차장검사·부장검사가 공보 업무를 하고 있다. 주요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중앙지검은 차장급 검사를, 그 외 일선 검찰청은 인권감독관을 전문공보관으로 지정한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와 공보가 명확히 분리돼 수사보안이 강화되고 국민의 알권리도 보다 충실히 보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검찰과 신속히 협의해 관련 법령 제·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검찰과 법무부는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정치권과 조 장관 지지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언론 보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법무부는 수사 중일 때뿐만 아니라 재판에 넘겨진 다음에도 피의자의 주요 범죄 사실 보도를 막는 내용의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두 기관은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언론의 검찰 수사 주요 보도대상은 고위공직자, 정치인, 대기업 총수·고위 관계자, 기타 유력인사 등 공적 인물이다. 2010년 제정돼 시행 중인 법무부 훈령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운영됐다. 최순실씨나 일부 유명 연예인 등은 규정상 공개소환 대상이 아닌데도 사회적 관심이 높다는 이유로 공개소환 대상이 됐다.

수사와 무관한 전문공보관 도입, 피의사실 공표 제한, 공개소환 금지 등은 모두 검찰 수사 상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줄이는 조치다.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면 언론의 검찰 견제·감시 기능은 약화된다. 일각에선 오보 양산 가능성도 말한다. 법무부와 검찰에서 공보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검사는 “언론이 수사내용을 어느 정도 알아야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는지, 권력자 관련 사건이라고 덮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감시할 수 있다”며 “언론 오보가 나오면 바로잡는 역할이 필요한데 이 같은 기능마저 없애버리면 언론 보도량이 줄기는커녕 사건 관계자나 피의자 등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은 기사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전직 검사는 “검찰이 수사에 유리한 진술을 받아내려고 공개소환을 악용한 사례도 있다”면서도 “검찰로서는 노출 정보가 대폭 줄면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검찰개혁안은 ‘검찰을 못 믿겠다’는 뜻을 전제하는데, 검찰의 비공개 정보를 늘린다는 건 ‘검찰을 믿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대검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경제, 부정부패, 방위사업, 선거 분야 등 중대범죄에 한해 필요 최소한으로 집중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법무부는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겠다는 검찰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 시민 15명을 초청해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제안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는 법무부 홈페이지에 법무·검찰 개혁 방안을 제안한 시민들 중 선별했다. 법무부는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조 장관에게 ‘집중된 검찰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검찰조직 구조를 바꿔 달라’, ‘검찰권의 남용을 막기 위해 법무부의 감찰을 강화해야 한다’ 같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간담회를 사전 공지하지 않고, 종료 뒤 보도자료를 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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