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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軍철수 사흘만에 터키에 짓밟힌 쿠르드…민간인 사상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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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군사작전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보며 아카르 국방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


미군이 빠진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터키가 공습과 함께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터키의 군사작전을 비난했다. 이번 군사작전을 촉발한 장본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서야 터키 행동을 "나쁜 생각"이라고 언급하는 등 '유체이탈' 화법으로 도마에 올랐다. 공화당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정부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9일 밤(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평화의 샘' 작전 중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터키군 군사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시리아 난민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안전구역'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익명의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터키 국방부는 지상작전 시작을 알리는 트윗 후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라스 알아인에서는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고 전투기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터키군의 작전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까지 쿠르드족 무장요원 10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터키 군사작전으로 인해 이 지역에 발생한 혼란을 틈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최대 수용시설 알하울 캠프 수감자들이 탈출을 노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전했다. 이번 작전에서 터키군은 한국산 무기인 K9 자주포의 터키 수출형인 T-155를 사용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홈페이지 바탕화면에 '평화의 샘 작전 개시'라는 설명과 함께 T-155의 포격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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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어하기 위해 북동부를 비우자 이 지역을 장악했다. 이후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가 이 지역을 넘보자 쿠르드족은 격렬히 항전했다. 미군은 IS를 퇴치하기 위해 쿠르드족을 지원했다. 약 5년간 이뤄진 IS 전투에서 쿠르드족 약 1만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쿠르드족은 이처럼 IS 격퇴전에서 발생한 희생을 바탕으로 미국 동맹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로 보고 공공연히 적대시해왔다.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터키의 시리아 군사작전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이날 터키에 쿠르드족을 겨냥한 시리아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사실상 터키 군사작전을 묵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군사작전이 시작된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터키에 이 같은 작전이 나쁜 발상(bad idea)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구역에 미국 병사들은 없다"면서 "내가 정치에 몸담은 첫날부터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정부를 향해 '구두 경고'를 내놓기는 했지만 정치적 수사일 뿐 사실상 터키의 침공을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자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실수"라며 "만약 우리가 철수하면 쿠르드족은 타격을 받고 IS가 돌아올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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