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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가을 태풍에 배춧값 급등…농민도 주부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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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 동아DB


“완전히 밭을 엎은 농가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그나마 피해가 적은 곳도 작년 대비 절반밖에 수확을 못 할 것 같습니다.”

링링, 타파, 미탁 등 가을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를 덮치면서 농가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배추, 무 등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겨울철 김장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9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1~8일 전국에서 거래된 배추 10kg의 도·소매 평균가격은 1만9720원이었다. 10월 기준으로 2017년 7251원, 2018년 8468원으로 1만 원이 채 안 됐던 배추값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깍두기의 주 재료인 무값도 출렁이고 있다. 10월 기준 2017년 9628원이었던 무(20㎏)값은 지난해 1만4843원, 이달엔 2만160원이었다.

겨울 김장철을 앞두고 채소값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가을 태풍의 영향이 컸다. 배추는 일반적으로 8월 말경 심어 11월 수확에 들어간다. 9, 10월은 배추의 증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다. 한참 중요한 생육 과정을 거쳐야 할 9월 초에 13호 태풍 링링이 상륙했다. 이어 9월 말에는 타파, 이달 초에는 미탁이 한반도를 할퀴었다. 주로 6~8월 찾아오던 태풍이 올해는 가을에 연달아 상륙하면서 배추, 무 농사에 큰 피해를 줬다.

특히 배추 주산지인 해남 등 전남지역과 제주도에 비바람이 집중되면서 큰 피해를 본 배추 농가가 많다. 전남 해남군에서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이승래 현우영농조합 대표(55)는 “올가을 유독 태풍이 여러 번 오면서 유실된 모종이 상당수”라며 “해남 지역에서는 밭을 아예 갈아엎게 돼 한 해 농사를 망친 곳도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는 대풍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져 배추를 버려야 할 정도로 손해를 봤는데, 올해는 반대로 태풍 피해를 입게 됐다”면서 “배추뿐 아니라 무, 양파 등의 피해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전남지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8일 해남군의 한 배추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남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해남의 가을배추가 세 번의 연이은 태풍에 습해를 입어 90% 이상 시들어가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산지 피해는 소비자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aT는 “태풍의 영향으로 배추의 출하 물량 감소가 예상돼 가격대가 높은 상태에서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와 포장김치 판매업체들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포장김치 업체들은 얼마 전부터 계약 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물량 확보에 나섰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산지를 직접 돌며 점검을 하고 있는데 피해 규모가 워낙 커 당분간은 복구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태풍 ‘링링’으로 인한 무밭과 배추밭의 침수 피해는 각각 311㏊, 300㏊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가을 태풍 피해로 배추와 무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지만 이달부터 강원과 충청 일부 지역에서 고랭지 채소가 출하되면 가격이 서서히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만약 수급이 불안해지면 겨울 월동배추 출하 시기를 앞당기거나 정부 예산을 투입해 할인 판매를 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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