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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분쟁 두달…日 수출규제에 韓 WTO 제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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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지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강화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그동안 양자 대화를 촉구하던 한국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한편 결국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11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오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일본이 지난 7월4일 시행한 수출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즉각 'WTO제소 방침'을 밝혀왔던 한국 정부가 약 두 달만에 실제 제소에 나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을 WTO에 제소한 것은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하던 대화에서 성과가 없자 강공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보복에 나설 경우 한일 경제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올 7월1일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조치를 발표하고 사흘뒤인 4일부터 이를 시행했다. 한국 정부의 반발에도 일본은 여기에 더해 지난달 28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하면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의견 수렴과 지난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마친 상태다. 이르면 다음 주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된다.


정부가 일본을 WTO에 전격적으로 제소한 배경은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일본에 대한 경고와 승소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TO 제소를 통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앞으론 더 이상 일본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크게 3가지 점에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제1조 제1항(최혜국 대우 의무)과 제11조 제1항(사실상의 수량제한 금지 의무), 제10조 제3항(무역규칙의 일관적ㆍ공평ㆍ합리적 시행 의무) 등의 WTO 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통제 대상 품목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출량 감소가 더 명확해졌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우리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는 이번 WTO 제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본부장은 "우리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과 일본이 우리에 대해 한 조치는 그 조치의 이유와 근거 자체가 확실히 차별적이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이것(한국과 일본 정부의 조치는)은 WTO 가더라도 별개의 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WTO제소 결과의 관건은 WTO 회원국이 수출 허가 등을 통해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한 GATT 제11조 위반 여부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연관성 입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GATT 제11조 위반에 대한 1차적 판단 기준은 '일본의 조치가 수량 제한에 해당하는가'로 실제 수출입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부차적 기준"이라며 "일본이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어도 여전히 GATT 제11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 같은 주장에 일본은 '안보상 예외'라는 논리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GATT 제21조는 WTO 회원국이 자신의 필수적인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간주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GATT상의 의무 위반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인 주제네바 일본 대사관과 WTO 사무국에 전달하면서 제소 절차는 공식 개시됐다. 일본 정부는 30일 이내에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협의 요청 수령 후 60일 이내에 당사국 간의 합의가 결렬되면 한국 정부는 WTO에 패널 설치를 요청해 본격적인 분쟁 해결 절차에 나서게 된다. 패널 절차에는 통상 1~2년이 소요된다. 상소 시에는 3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의 경우 일본의 제소 이후 최종 결정까지 4년 이상이 걸렸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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