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외무·문부·경산상 `강경파 트로이카`…한일관계 더 불편해졌다

댓글0
매일경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첫째줄 가운데)가 11일 개각을 마친 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새 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개각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첫째줄 왼쪽 둘째)과 고노 다로 방위상(둘째줄 왼쪽 넷째),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넷째줄 왼쪽 셋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넷째줄 왼쪽 넷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넷째줄 왼쪽 다섯째) 등 우익 성향의 대한 강경파 측근을 전면에 배치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개각을 통해 '아베본색'을 드러냈다. 한국 때리기를 통한 지지층 결집, 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 측근을 전면에 내세워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내각의 골자다. 향후 일본 내에서는 물론 대외 관계에 있어서도 아베 총리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관계가 좋지 않은 한국 입장에서는 한일 관계를 풀어가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이날 발표한 개각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우익 성향의 대한 강경파 측근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다. 일본 외교를 책임질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프한 협상가'라고 평가했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테기 신임 외무상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미·일 무역협상에서 수완을 발휘해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다"며 한껏 치켜세웠다. 모테기 외상은 치밀한 비즈니스 외교로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규제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 수장으로 발탁된 스가와라 잇슈 자민당 국회대책 수석부위원장은 과거 개헌 추진 단체에서 활동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부정한 극우 인사다. 자민당 내 특정 파벌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가까운 관계여서 아베 총리의 한국 압박 기조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베 총리는 스가와라 경제산업상에 대해 "기업의 니즈를 잘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가와라 경제산업상 역시 한국과 안이하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경 모드여서 추가 경제보복 조치를 밀어붙이는 등 공세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매일경제
외무성에서 방위성을 이끌게 된 고노 다로 방위상은 기자단에 "아베 총리로부터 미·일 공조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한국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방침은 새 내각에서도 절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신임 문부과학상은 역사 문제에서 일본 우경화 선봉에 섰던 인물이어서 향후 교과서와 독도 문제 등에서 한국과 대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이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자민당이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난징 대학살 등을 기술하는 방식을 문제 삼으며 출판사를 압박하는 일을 주도했다. 아베 총리를 대신해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적 장소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개각을 계기로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위한 개헌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결의도 피력했다. 아베 총리는 "개헌은 도전이지만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집권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개헌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들을 자민당 간부에 대거 앉혔다. 아베 총리 충성파로 한국 수출규제 선봉장이었던 세코 히로시게 경산상은 참의원 간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개헌 분위기 조성을 총괄한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총리의 입' 역할을 맡아 온 스가 관방장관도 개헌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신임 각료들도 개헌 추진에 적극 동참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무상은 2014~2017년 총무상 재직 시절 현직 각료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초극우파 인사다.

이번에 인사폭이 컸던 데엔 아베 총리가 레임덕을 방지하고 장기 집권에 따른 당내 불만을 잠재우려고 파벌들에 골고루 각료직을 나눠주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입각한 각료들의 파벌을 보면 아베 총리가 소속된 '호소다파'와 아소 부총리가 이끄는 '아소파'에선 각각 3명,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의 '니카이파'에선 2명 등이다.

개각을 계기로 '포스트 아베'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해설도 나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자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 명인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 의원이 전격적으로 환경상에 발탁됐다. 38세로 일본 전후 역대 세 번째 최연소 각료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아베 총리를 중의원 3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당 간사장과 관방장관 등에 발탁한 덕분에 정치 내공을 쌓은 뒤 총리 자리에 오른 것처럼 고이즈미 환경상이 아베 총리와 비슷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포토 더보기

매일경제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전체 댓글 보기

많이 본 뉴스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