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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느리지만 여유롭게, '부산행'의 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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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NEW


사람마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속도가 있다. 삶도 일도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느려도 여유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도 있다. 배우 정유미(33)는 전자보다 후자에 가깝다. 연기를 시작한지 어느 새 10년이 넘은 그가 "이제 진짜 막 데뷔하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정유미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작업을 통해서다. 특별출연한 '히말라야' 이후 약 1년 반만의 작품이다. 정유미는 남편 상화(마동석)와 함께 부산행 KTX 열차에 탔다 좀비의 위협을 받게 되는 임신부 성경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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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NEW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를 느낀 정유미는 연상호 감독과의 첫 만남에 출연을 결심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의 재미만으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아요. 감독님이 궁금해서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감독님이 만든 영화 안에 있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날 회사에 '이 작품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웃음)."

영화는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 힘을 다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린다. 재난영화인 만큼 인물이 지닌 감정보다 재난 상황 속 긴박한 행동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임신부라는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았지만 정유미는 최대한 다른 생각 없이 시나리오대로 연기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성경에 대한 것은 시나리오에 이미 많이 나와 있었어요. 그리고 이 작품은 저 스스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가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게 오히려 연기에 더 방해가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시나리오대로, 그리고 현장에서 주어진 대로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다른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것도 중요했다. 특히 마동석과 연기할 때는 마동석 특유의 애드리브 연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 "선배님이 애드리브를 안 해줬으면 저도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가 안 나왔을 것 같아요. 사실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 장면이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영화를 보고 잘 어울린다고 봐주시니까 신기하고 좋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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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NEW


정유미가 '부산행'을 설렘 속에서 기다렸던 이유가 또 있다. 극중 또 다른 주인공인 석우(공유)의 딸로 출연하는 아역 배우 김수안 때문이다. "원래 좋아하는 배우였어요. 우리도 좋아하는 배우가 있거든요. '저 사람처럼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런 배우요. 수안이가 그런 배우였어요. 출연한 영화도 다 찾아봤거든요. 그래서 수안이가 출연한다는 이야기에 많이 설렜어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죠."

정유미는 '부산행'의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원했다"고 표현했다. 연기의 부족함이나 아쉬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작업 자체에서 아쉬움이나 미련이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정유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다. '부산행'을 마친 그가 "이제 진짜 막 시작한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우리 영화는 내적으로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에요. 하지만 작업 자체는 굉장히 시원했어요. 배우로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하게 했고요. 이전에도 물론 아무 것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때는 엄마, 아빠를 구분할 줄 모르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엄마, 아빠를 조금 더 알게 된 느낌이랄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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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NEW


그 변화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여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때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같은 현장에서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여줬던 정유미는 이번 '부산행' 현장에서는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연기를 말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이렇게 말로 연기에 대해 이야기해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걸 알기에 더 편해진 것 같아요." 그렇게 정유미는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요즘은 배우라는 직업을 감사하게 생각해요. 힘들 때도 배우이기에 그 힘든 것을 제 안에 있는 창고에 하나씩 쌓을 수 있거든요. 하나의 무기가 되는 거죠. 그렇게 쌓인 감정들을 언젠가 다시 꺼내 쓸 수 있으면 좋겠고요. 그렇게 감정을 쓸 수 있는 직업을 가져 다행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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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NEW


사진/NEW

장병호 기자 solani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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