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총회,[스포츠서울]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모든 현역선수들이 참가하는 선수협 총회를 개최했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eoul.com |
[스포츠서울]프로야구 선수들이 비시즌 기간에 소속팀이 주관하는 합동 훈련 일체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2일 서울 더K호텔에서 진행된 선수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했다. 선수협 서재응(KIA·37) 회장은 “1일부터 1월 15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선수들은 예외없이 합동 훈련을 하지 않겠다. 재활 선수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지난해에도 비시즌 기간 팀 훈련 금지안을 결의했지만, 재활 선수는 제외했다.
◇선수협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현재 각 구단은 선수들에게 10개월만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비활동기간인 11월과 12월엔 월급이 지급안된다.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 기간에 강제적으로 훈련을 받는 것은 원리원칙에 맞지 않는다. 이것은 원칙과 규약의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에 소속된 정식 근로자가 아니라 자유직업 소득자다. 원천징수를 받지 않는 자영업자다. 구단과 일대일로 계약을 맺어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비활동기간에 강제성을 띈 팀 훈련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선수협의 주장이다. 그동안 선수협은 끊임없이 ‘비활동 기간 훈련 금지안’을 주장했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각 구단은 비공개 팀 훈련을 진행하거나 개인 트레이닝 복을 입고 선수들에게 훈련을 하게 하는 등 여러가지 편법을 활용해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협은 이러한 모습을 근절하고자 재활선수까지 포함된 일체의 팀 훈련을 보이콧한 것이다. 서재응 회장은 “선수 중 아프지 않은 선수는 사실상 없다. 누구나 부상을 안고 있다. 재활 선수라는 명목 하에 훈련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재활 선수들도 훈련 보이콧의 범주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구단이 선수들에게 음지에서 훈련을 강요할 경우엔 해당 구단을 공개할 것이다. 그리고 KBO를 통해 벌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선수협은 KBO와 비활동기간 중 단체훈련 금지 규정을 어기는 팀으로부터 1억원의 벌금을 받기로 협의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은 천차만별이다. 수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비활동기간에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와 훈련을 하거나 날씨가 따뜻한 해외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연봉이 낮은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개인 훈련을 하기가 힘들다. 일각에선 ‘비활동기간 팀 훈련 금지는 고연봉 선수들의 기득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선수협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 회장은 “비활동기간에 해외훈련을 하는 선수는 소수다. 대부분 국내에서 훈련한다. 또한 선수협 회원 선수들은 500명이 넘는다. 개개인의 의견을 만장일치로 이끌기는 힘들다. 선수협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다수결을 진행했고, 오늘 총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인 선수협 김선웅 사무국장은 “이것은 원칙과 규약의 문제다. 저연봉 선수들을 이유로 비활동기간 훈련을 강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두산 홍성흔은 선수들의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솔직히 비활동기간에 훈련을 하고자 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코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고 서 회장은 “선수들은 10개월 동안 몸을 혹사당한다.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구단이 비활동기간 훈련을 강제하려면 이에 따른 대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10개월 월급 체제인 선수들의 보수 문제가 12개월 분할 지급될 경우 비활동기간 훈련도 따를 수 있다는 것이 선수협의 의견이다. 김 국장은 “보수를 받을 경우, 계약상 의무를 따를 필요는 있다. 다만 12개월 월급 지급을 인정한다면 구단들은 선수들을 근로자로 인정해줘야 한다. 4대 보험등 분명한 보장을 해줘야 한다.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협, FA? 거품아니다
선수협은 최근 치솟고 있는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몸값에 대해 “거품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서 회장은 “수십억원의 FA금액은 1년에 몰아 받는 돈이 아니다. 또한 국내 프로야구는 FA를 취득하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다. 그러다 보니 FA 선수들이 별로 나오질 않는다. FA규정을 바꾼다면 이런 현안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구단이 원해서 FA선수와 그런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가? 구단이 그 금액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와 공급의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FA금액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거품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장 가치에 따라 몸 값이 결정됐다고 생각한다.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보상선수 문제, FA 취득 기간 등 FA선수들의 몸값을 낮추기 위해 만든 방안들은 모두 구단이 만든 것이 아닌가? FA선수들의 공급을 막아 몸값이 폭등된 사안이다. KBO에 FA제도의 합리화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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